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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역사를 만드는 건 도전 뿐"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출간 기념 강연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3일 강남 교보문고에서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출간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동원그룹




“꿈을 꾸는 동안에는 영원히 청년으로 남습니다. 지금 내 인생을 도전해보세요. 역사를 만드는 것은 결국 도전뿐입니다.”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은 23일 저녁 서울 강남 교보타워 드림홀에서 열린 저서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출판 기념회에서 “도전은 젊은이의 특권이니 많이 도전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도하면 성공 확률은 50%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 확률은 0%”라며 도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책의 부제 ‘도전과 모험을 앞둔 당신에게’에서도 이러한 메시지가 드러난다. 이날 행사에는 동원그룹 임직원과 일반 독자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1934년생으로 만 91세인 고령의 김 명예회장은 약 40분간 꼿꼿이 선 채로 자신의 삶을 통한 ‘도전의 가치’를 전했다.

원양어선 실습 항해사로 시작해 그룹 총수까지 오른 그는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가난한 소작농 집안 11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명예회장은 1958년 우리나라 첫 원양어선의 무급 항해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69년 낡은 어선 2척으로 사업체를 꾸려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일궈냈다. 최근에는 뭍에서 연어 양식을 하는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등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독자와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도 적극적으로 대답했다. 큰 성공을 거둔 기업가임에도 강연에서는 자신의 ‘실패담’을 더 많이 소개했다. 카메라·섬유 사업 등 동원이 뛰어들었다가 철수한 사업들을 거론했고 조미 오징어 사업 철수, 삐삐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큰돈을 고스란히 날린 이야기도 더했다.

김 명예회장은 “도전이 결코 매번 성공하진 못했지만 실패를 통해서도 배우고 있다”면서 “동원그룹 역시 지금도 여전히 도전 중이다. 2차전지 배터리, 자동화 항만, 육상 연어 양식 등이 그 사례”라고 말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3일 강남 교보문고에서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출간 기념 강연 이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동원그룹




강연에서는 김 명예회장의 신기술에 대한 깊은 관심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AI)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2020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AI 교육과 연구를 위해 써달라며 개인 재산 544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1세대 기업가로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 명예회장은 “과거 한국투자금융을 인수한 뒤 10년 동안 정말 고생했다. 증권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사업을 시작할 땐 먼저 사회적으로 필요한 분야인지 그리고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인으로서 자유로운 경쟁 체제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핵심으로 짚었다. 김 명예회장은 “기업이 직원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복지는 교육과 인센티브”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배를 타는 선장들에게 적용하던 인센티브 제도를 금융 업계에 최초로 도입했는데 효과가 있었다”며 “성과가 좋으면 그만큼 많은 보상을 주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고졸 직원에게도 수십억 원대 인센티브를 지급할 정도로 성과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두 아들에 대한 당부도 있었다. 김 명예회장의 장남 김남구 회장은 금융 부문인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차남 김남정 회장은 제조업 부문인 동원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는 아들들에게 “지도자는 권위와 명령이 아닌 솔선수범으로 존경을 받아야 하지 권위만 부려선 안 된다”며 “리더는 동경을 불러일으킬 만큼 희생을 해야 한다. 그래야 존경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 명예회장은 장남인 김남구 회장이 동원산업 직원이던 시절 아들임을 숨기고 원양어선에 태웠다. 또 차남 김남정 회장에 대해서는 창원공장 생산직원부터 청량리 지역 영업사원 등 현장을 경험하게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앞으로 경제 환경이 어떻게 조성됐으면 하는지 바람을 묻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 대내외 변수가 많은 만큼 우리나라도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 정부에서는 기업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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