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 후 체중이 늘면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중이 10% 이상 증가한 유방암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66% 높아졌다.
23일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팀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4만3000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체중 증가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팀은 환자들을 유방암 진단 전후 체중 변화량에 따라 대폭(10% 이상) 감소, 중등도(510%) 감소, 유지(±5%), 중등도(510%) 증가, 대폭(10% 이상) 증가 등 5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연구 결과, 환자 중 11%는 진단 전보다 체중이 5~10% 증가했고, 4%는 10% 이상 증가했다. 체중이 10% 이상 증가한 환자는 체중을 유지한 환자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66% 높았다.
특히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은 체중 유지군과 비교해 각각 83% 높아졌다. 심부전 발병 위험은 체중이 5~10% 증가할 때 59%, 10% 이상 증가 시 85% 높아졌다.
연구팀은 또 진단 전후 모두 비만이었던 50세 미만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258%나 높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신동욱 교수는 "유방암 환자들은 항암·호르몬 치료와 신체 활동량 감소로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식사 조절과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미국 등에서는 암환자 심혈관 건강 관리를 위한 심장종양학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며 "한국도 암 치료와 더불어 심혈관 건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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