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프로야구 등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대만에서만 1000여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한국 프로야구 관람을 위해 방한하는 등 K팝·K드라마와 함께 K스포츠가 한국 관광 주요 상품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22일 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의 야구 응원 문화를 소재로 한 여행 상품이 대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관광공사는 키움히어로즈와 야구 관람 상품을 공동 기획·홍보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키움히어로즈가 경기 관람권을 제공하고 관광공사가 대만 지사를 통해 현지 파트너사와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광공사는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키움히어로즈가 국내 유일 돔구장을 갖고 있어 관광 편의성이 높다는 점에서 파트너사로 낙점했다.
관광공사와 키움히어로즈의 협업은 실질적인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약 1000명의 대만 관광객들이 야구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1회차로 이달 10일 104명의 대만 관광객이 키움히어로즈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했다. 이번에 유치한 관광객 중에서는 대만 명문 웨슬리여자고등학교 학생들도 있었다. 대만에서 ‘삐끼삐끼춤’ 등 한국 야구 응원 문화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학생들이 야구장 방문을 희망한 것이다. 대만 학생들은 야구 경기 외에도 한복 체험, 남산타워와 경복궁 방문, 공연 관람 등을 통해 한국의 다채로운 매력을 경험했다. 관광공사는 대만에서만 올해 총 9차례 야구 관람 상품을 진행할 예정이다. 1회와 같은 인기가 이어진다면 총 관광객 수는 1000명을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관광의 매력도를 높이는 스포츠가 야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관광공사는 여자 배구 V리그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서 뛰었던 인도네시아 선수 메가왓티 퍼티위와 함께 해외 팬들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메가 선수가 한국 유명 관광 명소를 방문하는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됐다. 인도네시아 팬들을 중심으로 조회 수가 50만 회 넘게 나온 것이다. 이후 부산 감천문화마을·용두산·동백섬 등 주요 국내 관광지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경기를 함께 즐기는 관광 상품도 출시돼 총 3회차로 인도네시아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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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는 K스포츠를 활용해 더 많은 관광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스포츠 종류에 관계없이 경기장을 찾은 열광적인 팬들의 응원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야구는 경기 자체에 집중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나 서포터스 중심으로만 응원이 이뤄지는 일본프로야구(NPB)와 달리 팬들의 ‘떼창’과 응원 안무가 있어 해외 관광객들이 콘서트장처럼 여긴다는 설명이다. 반호철 관광공사 테마관광팀장은 “이번 대만 야구 관광의 경우 1회차 초기 모집 목표가 30명이었는데 이보다 3배 넘는 100명이 들어왔다”며 “'K응원 문화'에 대한 해외 관광객들의 선호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 이색적인 스포츠 관광 상품을 더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다음으로 구체적인 상품 출시가 예정된 곳은 일본이다. 이 외에도 미국과 독일에서도 한국 스포츠 관광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반 팀장은 “일본은 가까울 뿐 아니라 야구가 국기로 인기가 많아 관광객 모집이 수월한 편”이라며 “미국과 독일에서도 관광공사 지사를 중심으로 문의가 들어와 이른 시일 안에 스포츠 관광 상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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