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이 넉 달 연속 줄며 100조 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수신 유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의 금리 경쟁력까지 떨어지면서 100조 원이 무너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00조 5,769억 원으로 전월 대비 1조 2,385억 원 줄었다. 수신잔액은 지난해 10월 103조 5,989억 원을 정점으로 △11월 103조 3,649억 원 △12월 102조 2,204억 원 △1월 101조 8,154억 원 등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은 통상적으로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 안팎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수신을 유치했지만, 최근 차이가 좁혀지면서 금리 경쟁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저축은행중앙에 따르면 3월 21일 기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96%로 2%대 초중반대의 시중은행 금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날 기준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2.15~2.75% 수준이다.
저축은행 금리 하락은 최근 대출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예금 유치에 적극 나설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여러 이유로 적극적으로 대출 영업을 할 수 없고 오히려 부담이”면서 “대출을 할 수 없는 고금리로 수신을 유치하는 것은 비용만 증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예금금리가 낮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은 수신이 꾸준히 늘고 있다. 2월 기준 신협은 3개월, 새마을금고는 2개월 연속 수신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상호금융권 전체 수신잔액은 910조 원을 넘어섰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단위조합 상품에 예·적금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실제 이달 초 강남농협은 최대 연 3.5% 금리의 예금 특판을 진행했으며 전주 소재 열린새마을금고도 최대 연 3.62%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도 인당 5000만 원까지는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저축은행의 매력도가 예전보다 낮아진 만큼 상호금융권으로 자금 이동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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