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9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주재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열렸다. 이 총재가 정각에 맞춰 들어오자마자 눈에 띈 것은 넥타이였다. 그는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회의장에 나타났다.
통상 한은 총재의 넥타이 색깔은 금리 방향을 점치는 '시그널'로 읽힌다. 한은 총재의 넥타이 색깔이 붉은색 계열이면 '인상'을, 푸른색 계열이면 '인하'나 '동결'로 예상한다. 오전 9시 50분. 이날 회의 결과는 넥타이 색깔이 암시한대로 동결로 마무리 됐다.
이 총재는 이날 11시 10분에 시작된 기자간담회에서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 엄중한 경기 상황을 반영하듯 다소 경직된 인상이었다. 이 총재는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전망의 기본 시나리오조차 설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면서도 “올해 성장률은 1.5%를 하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행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과 관련해서는 “갑자기 어두운 터널 안으로 들어온 느낌”이라며 “스피드를 조절하면서 밝아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통화위원 전원은 빠르게 식어가는 경기를 위해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연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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