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남자 골프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작성했다. 2000년 타이거 우즈 이후 25년, 사반세기 만이며 골프 역사에 여섯 번째인 대기록이다.
1935년 진 사라센, 1953년 벤 호건, 1965년 게리 플레이어, 1966년 잭 니클라우스, 2000년 타이거 우즈 다음이다.
2011년 US 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2014년도 우승), 2014년 디 오픈을 우승한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우승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2022년 준우승도 있었다. 올해는 PGA 투어에서 일찌감치 2승을 거두며 역대 가장 좋은 분위기로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 왔다.
14일(한국 시간) 제89회 마스터스 4라운드에 12언더파, 2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중반까지 4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11년 만의 메이저 우승이자 마스터스 첫 우승이 쉽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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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코너인 11번(파4)과 13번 홀(파5)에서 보기-더블 보기로 네 조 앞의 저스틴 로즈와 11언더파 공동 선두가 된 것이다. 14번 홀(파4)도 보기로 루드비그 오베리까지 3명이 공동 선두. 매킬로이는 그러나 15번 홀(파5) 버디로 일어섰고 17번 홀(파4)에서 결정적인 버디를 작렬, 먼저 경기를 마친 로즈에 1타를 앞섰다.
매킬로이는 18번 홀(파4)에서 벙커 샷을 핀 1.5m쯤에 잘 붙이고도 못 넣어 연장을 허용했다. 18번 홀에서 계속된 연장. 매킬로이는 125야드 거리에서 친 두 번째 샷으로 완벽한 버디 기회를 만든 뒤 이번에는 90㎝ 퍼트를 놓치지 않고 그린재킷을 입었다. 우승 상금은 420만 달러(약 60억 원)다. 3m 버디를 놓치고 파를 적은 로즈가 준우승이다.
우승 확정 뒤 매킬로이는 그린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믿기지 않는 순간을 흠뻑 끌어안았다. 최근 재결합한 아내와 포옹했고 아직 영문을 모르는 어린 딸을 안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가 7언더파 공동 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매킬로이와 같은 조 결투를 벌인 브라이슨 디섐보는 3타를 잃고 2위에서 공동 5위로 미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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