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주식연계채권(메자닌) 발행이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투자자들의 권리행사 규모는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증시가 활황을 보였던 것과 달리 기업들의 주가가 저평가된 여파로 풀이되는데, 기업들의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권리행사액은 총 40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9514억 원 대비 57.3% 감소했다. 이는 최근 5년 내 분기 기준 가장 적은 수치다. 특히 BW 권리행사액은 13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88억 원의 9분의 1 수준을 기록했다. CB는 4949억 원에서 2014억 원으로, EB는 3377억 원에서 1905억 원으로 각각 절반 이상 줄었다.
메자닌이란 채권이면서도 일정한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교환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의 증권을 말한다. CB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 발행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며, EB는 발행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BW는 발행사의 신주를 일정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CB는 일정 기간 이후 투자자가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부여되는 경우가 많아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환 압박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
권리행사액은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분기 코스피 지수는 최고 2757.09을 기록한 반면 올해 1분기에는 최고 2671.52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메자닌 발행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올 1분기 메자닌 발행 규모는 1조 9061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262억 원) 대비 85.7% 늘었다. 금융 당국이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에 대한 심사 조건을 강화하자, 은행권 차입이 쉽지 않은 중·소형사들이 대안으로 메자닌 발행을 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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