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90일 간 상호 관세를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테슬라 등 기술주에 훈풍이 불자 국내에서도 2차전지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재개된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된 2차전지주는 반등에 성공하면서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직전 거래일 대비 3만 5500원(11.31%) 오른 34만 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4.61%), SK이노베이션(096770)(10.25%), 포스코퓨처엠(003670)(13.25%), 에코프로비엠(247540)(+9.29%), 에코프로(086520)(+9.62%), 엔켐(348370)(+19.31%) 등이 모두 강세였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공매도 재개 직전의 가격대를 회복했다. 지난달 28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종가는 35만 6000원인데 전날 34만 9500원까지 오르면서 그간 하락한 주가를 대부분 만회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같은 기간 12만 8500원에서 전날 13만 76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공매도 재개 직전의 가격을 넘어섰다.
테슬라의 반등에 따라 2차전지주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9일(현지 시간) 22.69% 상승해 주요 대형 기술주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시가총액도 1620억 달러 늘어나며 8750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형 기술주의 급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하고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높은 상호관세로 미국 이외 지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이들 기업의 이익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다. 특히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에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던 가운데 관세의 부과에 따라 테슬라의 비용 부담 증가도 예상됐던 상황이다.
테슬라가 급등하면서 2차전지 종목도 덩달아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심리가 개선되는 리스크온(위험자산 선호) 환경이라면 반도체, 자동차, 전력기기가 가장 먼저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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