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따라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다고 공식 선언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미국 출장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기자회견 서두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감으로 출마한다”며 “이대로 정권교체만 하면 나라가 더 나아지고, 국민의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길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이 과거로 돌아갈 것이냐,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만으로는 안 된다. 정권교체, 그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에 대해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에 있다”며 “국민 개개인의 권리와 존엄이 존중받고 국민적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모두의 나라’로 가야 한다.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에 맞게 한 사람의 생애가 품격을 가지는 나라, ‘내 삶의 선진국’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기 대통령의 시대적 과제에 대해서는 “‘편의 나라’가 아니라 ‘꿈의 나라’를 만들어야 할 시대”라며 “내란종식과 함께 내란과도 같은 정치도 종식시켜야 한다. 내란종식을 넘어 불평등 종식이야말로 진정한 시대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17년 탄핵사태 등 국가경제의 고비 때마다 해결사로 나선 자신의 이력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경제위기 때마다 해결할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30년 넘게 쌓은 국제무대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제가 잘 할 수 있고 제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한민국의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약속했다. ‘유쾌한 반란’은 김 지사의 좌우명이다.
김 지사는 그동안 자신이 역설해온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와 결선투표제, 총선과 선거 주기를 맞추기 위한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을 다시 한 번 주장하며 “제7공화국의 문을 여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기획재정부와 검찰의 해체 수준 개편, 국회의원 특권 폐지, 정치바우처 도입 등을 공약했다.
‘경제통’을 자처하는 김 지사는 "대기업은 일자리, 노동자는 유연화, 정부는 규제개혁을 주고받는 ‘기회경제 빅딜’, 10개 대기업 도시를 만드는 ‘지역균형 빅딜’, 기후산업에 400조 투자하는 ‘기후경제 빅딜’, 간병국가책임제로 간병살인을 막는 ‘돌봄경제 빅딜’, 감세중단과 국가채무비율 조정으로 200조 재정을 마련하는 ‘세금-재정 빅딜’. 통 크게 주고받는 '5대 빅딜'로 '불평등 경제'를 극복하고 기회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는 이와 함께 “실천하지도 못할 공약으로 장밋빛 거짓말하지 않겠다. 포퓰리즘 정책은 하지 않겠다”며 “무책임하게 감세를 남발하는 정책을 펴지 않겠다”고 말했다. 선거에 임하면서 “‘3무 3유’ 선거운동으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선거기간 중 네거티브하지 않겠다. 세 과시형 매머드 선대위 조직 만들지 않겠다. 조직 동원하는 선거운동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비전과 정책 중심으로 경쟁하겠다. 대규모 선대위가 아니라 후보인 제가 단기필마의 자세로 선거하겠다. 자원봉사자, 청년 등 국민과 함께 ‘젊은 선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지사는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이날부터 12일까지 2박4일 동안 미국 버지니아 주를 방문한다. 완성차 자동차 업체인 GM, 포드, 스텔라티스 소재지인 이곳에서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에 대응하는 '관세외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는 이와 관련 “미시간에서 민-관, 국경을 뛰어넘은 관세 대응 공동 전략을 마련하고 오겠다”며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