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성장세에 힘입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늘어났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줄어들었다.
8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129.9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3% 성장했다.
시장은 성장했지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온, 삼성SDI(006400)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포인트 하락한 17.7%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12.7GWh로 3위(점유율 9.8%)를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들어가는 배터리 판매량이 부진했지만 폭스바겐의 ID시리즈, 기아의 EV3 판매 호조와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한 쉐보레 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의 판매가 확대되면서 총 사용량은 증가했다.
SK온은 38.6% 성장한 6.1GWh로 4위(점유율 4.7%)에 올랐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아이오닉5와 EV6 페이스리프트 이후 회복세를 보였고 메르세데스-벤츠의 SUV EQA와 EQB가 전년 동기 수준의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반면 삼성SDI는 전년 동기 대비 22.2% 감소한 4.2GWh로, 5위에서 8위(점유율 3.2%)로 밀려났다. 리비안과 아우디의 차량에 탑재되 배터리 수요가 줄어들면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 CATL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7% 성장한 49.6GWh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CATL의 시장 점유율은 38.2%다. BYD는 81.0% 성장한 21.9Wh로 2위(16.9%)를 기록했다.CALB(5.0GWh·점유율 3.8%)와 고션(4.6GWh·점유율 3.5%)도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9%, 76.9% 성장하며 6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파나소닉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5.1GWh로 5위(점유율 3.9%)를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공급망 전반에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국산 원자재와 배터리에 의존하던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재편을 추진 중이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북미 현지 생산 확대와 원자재 공급처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 대응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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