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각은 오전 11시 22분입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4일 오전 11시 22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 선고 요지를 읽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올 때마다 ‘윤석열 파면’, ‘내란수괴 체포’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손에 쥐고 있던 시민들은 안도와 걱정이 섞인 한숨을 번갈아가면서 내쉬고 있었다. 역사적인 선고를 촬영해야 한다며 긴장된 표정을 지으며 휴대전화로 스크린을 찍는 시민도 있었다.
이윽고 윤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주문이 나오자 숨 죽이며 스크린을 지켜보던 시민들의 입에서 참아왔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곳곳에서는 “우리가 이겼다”, “정의는 승리한다” 등 감격 섞인 외침도 들려왔다. 시민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스피커에서 가수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 노래가 나오자 시민들은 이를 따라 부르며 기쁨을 누렸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권지인(55) 씨는 탄핵 선고가 나오자 무대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권 씨는 “마땅히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인데 이 선고가 이제서야 나왔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억울했다”며 “판결 지연되는 시간 동안 일상을 멈출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서야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외쳤다.
마찬가지로 집회에 나온 엄 모(60) 씨는 “사법부 현명한 판단 내려줘서 고맙고 당연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며 “윤 전 대통령도 깨끗하게 승복을 선언해야 국정 운영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찬탄 집회 참가자들은 선고 직후 한동안 ‘내란 수괴 파면 주권자 시민이 승리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현장을 지켰다. 곳곳에서는 사물놀이 패가 꽹과리와 북, 징을 두드리며 춤을 추기도 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 모인 촛불행동 참가자들도 선고가 끝나자 노래를 부르며 서로를 향해 “수고했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 찬탄의 경우 경찰 비공식 추산 안국동에 1만 명, 한남동에 6000여 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경복궁 서십자각까지 행진을 할 예정이다. 촛불행동도 전날 탄핵 인용시 진행하기로 했던 오후 7시 시청역 인근 ‘민주정부 건설 내란세력 청산 촛불 콘서트'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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