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임원들이 자사주를 잇달아 매입하며 유상증자 방어를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100억 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한화(000880)에어로스페이스는 임원 49명이 지난달 24∼28일 유상증자에 따른 우리사주 매입과 별도로 장내에서 약 42억 원 어치 주식 6333주를 사들였다고 1일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나머지 40여 명의 임원도 순차적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이를 공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달 20일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가 급락하자 임원들이 나서서 주가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에 돌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회사 미래 비전에 대한 확신을 내보이고, 책임경영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은 약 30억 원 규모인 주식 4560주를 매입했다.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도 각각 1360주(약 9억 원), 1262주(약 8억4000만원) 규모로 주식을 샀다. 현재까지 약 90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는데 나머지 임원들까지 추가 매수에 나서면 그 규모가 1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이어지는 글로벌 방산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투자 자금의 조기 확보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확보한 자금은 △폴란드 등 유럽 현지 생산거점 확보 및 중동 지역 합작법인(JV) 설립(6조3000억 원) △첨단 방산 기술 개발 및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1조6000억 원) △지상방산 인프라 및 스마트팩토리 구축(2조3000억 원) 등에 쓰인다. 특히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에서 수십조 원 규모 잠수함 수주전에 나선 한화오션(042660)과 함께 ‘육해공 통합솔루션’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손 대표는 "1∼3년 안에 영업 현금 흐름을 뛰어넘는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있다"며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과 현지 생산 및 공급망 확보로 이에 신속히 대응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