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재산 형성에 기여하고자 정부가 2016년 도입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 수가 출시 약 9년 만에 600만 명을 돌파했다. 다만 정부가 추진하는 ISA 세제 혜택 확대 방안은 야당 반대로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태다.
금융투자협회는 2월 말 기준 ISA 가입자 수는 604만 3000명, 가입 금액은 36조 540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ISA는 국내 상장주식,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펀드, 리츠,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모아 투자할 수 있는 절세형 계좌이다.
계좌 내 금융 상품 간 이익과 손실을 통산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일반형은 최대 200만 원(서민형은 최대 400만 원)까지 비과세 대상이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9.9% 저율의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ISA 가입자 수는 2021년 가입자가 직접 금융 상품에 투자·운용할 수 있는 ‘투자 중개형 ISA’가 도입된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투자 중개형의 가입자 수는 505만 6000명으로 전체의 83.7%를 차지했다. 반면 2020년 말 기준 171만 9000명이었던 신탁형은 4년 새 절반 가까이 감소한 86만 8000명(14.4%)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임형도 22만 명에서 11만 9000명(2.0%)으로 10만 명 넘게 줄었다.
정부는 ISA 비과세 한도를 일반형 기준 500만 원(서민형 1000만 원)까지 늘리고 납입 한도 역시 연간 2000만 원(총 1억 원)에서 연간 4000만 원(총 2억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에도 이 방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부자 감세’ 프레임으로 반대하면서 실행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ISA는 전 연령대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30세대 가입자 비중이 투자 중개형 도입 이후 2020년 말 32.8%에서 2월 말 기준 40.1%로 7.3%포인트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20·30세대의 경우 중개형(중개형 44%, 일임형 28%, 신탁형 20%)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50대 이상은 신탁·일임형(신탁형 59%, 일임형 50%, 중개형 33%)의 비중이 컸다.
투자 중개형 가입 자금의 40.6%는 ETF, 32.8%는 주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신탁형은 예적금이 95.0%, 일임형은 펀드가 97.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장은 “세제 혜택 확대와 더불어 가입 가능 연령이 미성년자로까지 확장된다면, 국민 재테크 활성화와 자본시장 선순환 구조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