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공매도 전면 재개와 다음 달 2일 미국 상호관세 부과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지난주 국내 코스피 지수가 26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도 장기화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이번 주에도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영향은 제한적으로 내다보면서도 조선·방산·2차전지주(株)는 주의해야한다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번주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로 2500~2650선을 제시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85.15포인트(3.22%) 내린 2557.9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600선 아래로 무너진 것은 지난 14일(2566.36) 이후 10 거래일 만이다.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 기관 모두 매도세를 이어갔다. 개인은 1609억 원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13억 원과 122억 원을 순매도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국내 공매도 전면 재개와 내달 2일 미국 상호관세 발효 영향에 위험회피 심리가 강하게 시장을 짓눌렀다”며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업종들 중심으로 대형주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2500~2650선으로 제시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은 ‘더티 15(비관세 장벽 상위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반도체 등 부문별 관세까지 병행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서비스업 지수, 미 노동부의 비농업 고용지표 등 각종 수치 발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주요 불확실성 요인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돼 있는 만큼 코스피가 2600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부과와 공매도 재개 등이 선반영된 불확실성임을 감안할 때 이슈를 확인하며 저점을 통과하고 상승 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가 2600선 지지력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도 “코스피는 연초 2400에서 강한 하방 경직성을 확인하고 연중 저점을 높여가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3년 반 만에 전면 재개되는 공매도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것은 업계 중론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 상황은 밸류에이션 과잉이 없고, 선현물 가격 차로 판단하는 과잉도 부재한 상황”이라며 “공매도 재개 시 기계적 가격 조정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대차 잔고 금액이 늘어났던 조선·방산·2차전지주(株)의 경우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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