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유럽파 영건들이 ‘코리안 더비’ 맞대결에서 나란히 득점포를 뿜었다. 답답한 무승부의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마무리 짓지 못한 홍명보호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배준호(22·스토크시티)와 양민혁(19·퀸스파크 레인저스·QPR)은 30일(한국 시간) 영국 스토크온트렌트의 베트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 39라운드 경기에서 만났다. 스토크시티의 배준호가 선발로 나온 반면 QPR의 양민혁은 벤치에서 시작했으나 양민혁이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면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배준호가 먼저 한 방을 터뜨렸다. 전반 21분 오른쪽 측면을 허문 주니오르 추마데우의 컷백 때 문전으로 쇄도하며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한 것. 홈 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배준호는 귀에 손을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약 한 달 만의 득점으로 시즌 3호 골(5도움).
스토크시티는 전반 44분과 후반 9분 릴레이 골로 3대0까지 달아났고 배준호는 후반 24분에 교체돼나갔다. 이후 9분 만에 양민혁의 골이 나왔다. 오른쪽에 있던 잭 콜백이 페널티 아크 정면의 양민혁을 보고 다소 강한 패스를 전달하자 양민혁은 침착한 트래핑으로 슈팅 기회를 만든 뒤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 하단의 구석을 뚫었다. 몸을 한 바퀴 돌려 슈팅 조건을 만드는 기술과 묵직한 슈팅 모두 인상적이었다. 후반 33분 나온 양민혁의 만회골로 QPR는 영패를 면했다. 결과는 스토크시티의 3대1 승리. 스토크시티는 승점 42로 18위, QPR는 45점의 15위다.
양민혁은 잉글랜드 무대 진출 후 3개월 만의 데뷔골이다. K리그 강원FC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7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입단을 확정한 양민혁은 올해 1월 출전 기회가 열린 QPR로 임대돼 경험을 쌓고 있다. QPR에서 9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슈팅 2회, 키패스 1회, 패스 성공 89%를 찍으며 풋몹 평점 7.1을 받았다. 슈팅 2회, 키패스 2회, 패스 성공 83%, 태클 성공 4회의 배준호는 8.1점을 받았다. 대전하나시티즌 출신으로 2023년 8월 스토크시티에 입단한 배준호는 빠른 적응으로 팀 내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팀을 이끌 차세대 공격 자원인 둘은 최근 한국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경기를 치르고 갔다. 배준호는 20일 오만전(1대1 무)을 교체 멤버로 뛰었고 양민혁은 25일 요르단전(1대1 무)을 역시 교체 선수로 뛰었다. 양민혁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한편 세르비아 리그에서 뛰는 대표팀 풀백 설영우(27·츠르베나 즈베즈다)는 보이보디나전에서 2대2로 맞선 후반 6분 역전골을 넣었다. 시즌 6호 골. 즈베즈다는 5대3으로 이겨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29)는 장크트파울리전 풀타임 소화로 3대2 승리에 한몫 했다.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통증 탓에 3월 A매치 2경기도 빠졌고 대표팀은 ‘수비 핵’의 공백을 절감하며 2경기 모두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끝에 무승부에 만족했다. 김민재의 이날 공식 경기 출전은 18일 만이었다. 조 1위는 지키고 있는 대표팀은 6월 이라크 원정과 쿠웨이트와의 홈 경기만 남기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iguel@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