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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서 매일 쓰는 건데 어쩌나"…비누 속 꽃향기가 뇌세포 손상 시킨다

한국화학연구원 배명애 박사 연구팀

시트로넬롤 과다 노출시 뇌신경계 독성 유발

뇌 기능 저하 일으키는 염증 유발도 확인

주요 연구진(왼쪽부터 배명애 책임연구원(교신저자), 김성순 연구원(1저자)). 사진제공=한국화학연구원




화장품, 세제, 샴푸 등에 은은한 꽃향기를 내기 위해 사용되는 시트로넬롤이 뇌 신경계에 독성을 유발해 뇌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화학연구원은 30일 식물에서 추출한 ‘시트로넬롤’(Citronellol)이 과다 노출되면 뇌 신경계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트로넬롤은 장미, 제라늄, 시트로넬라 등에서 추출한 천연 향료 성분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안전한 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아로마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독성 연구는 지금까지 많지 않았다.

배명애 화학연 박사와 고려대 박해철·김수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종간 교차 동물실험 연구와 신경계 대사체(뇌와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는 모든 대사산물) 분석기술을 통해 시트로넬롤에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독성으로 인한 신경·행동학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우선 사람과 유전체 구조가 비슷한 열대어인 제브라피시와 쥐를 이용해 향기 성분이 체내로 흡수된 뒤 뇌로 전달되는지 여부와 그로 인한 뇌세포 손상 여부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시트로넬롤이 혈액-뇌 장벽(BBB·유해물질이 혈액에서 뇌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보호막)을 통과해 뇌에 도달한 후 암과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종(ROS)을 생성하며, 그 결과 염증 신호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와 함께 면역 세포가 활성화 하면서 신경 염증(뇌에서 면역반응이 과활성화되는 상태로, 신경세포 손상과 뇌 기능 저하를 일으킴)을 유발하고 혈액-뇌 장벽을 손상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신경계 대사체 분석을 통해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분해해 만들어진 ‘키뉴레닌’의 변화를 확인했다. 키뉴레닌은 신경계에 양면적인 영향을 끼치는 두 종류의 물질로 변하는데, ‘키뉴레닌산’으로 변하면 뇌를 보호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신경독성 유발 물질인 '3-하이드록시 키뉴레닌'으로 변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뇌 오가노이드(인공장기)와 혈액-뇌 장벽의 생체 조직 칩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동물 실험에서 확인했던 독성 기전이 그대로 나타났다”며 “시트로넬롤이 키뉴레닌을 '3-하이드록시 키뉴레닌'으로 변하도록 유도한다”고 밝혔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트로넬롤을 화장품 알레르기 유발 가능 물질로 지정해 유럽연합(EU)처럼 일정 농도 이상 포함되면 제품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배명애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시트로넬롤과 같은 향료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신경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해물질'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이달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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