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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반환에 침묵하는 대웅제약·유한양행…산업 신뢰 위해 투명해져야 할 때 [View&Insight]

유한·대웅 기술수출 계약 해지

반환 사유 설명 없어…주가 하락

대웅, 홍보 자료만 연이어 배포

정보 비대칭↑… 주주 알권리 보호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제약사들의 설명은 미흡한 수준이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유한양행(000100)은 이달 초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및 관련 간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BI 3006337(YH25724)’ 개발 중단을 통보받았다. 대웅제약(069620)은 28일 중국 CS파마슈티컬즈로부터 섬유증 질환 치료제 ‘베르시포로신’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4000억 원 규모로 120일 이후 계약이 자동 종료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악재로 받아들였다. 두 회사 모두 기술반환이 공시된 당일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하락했다. 유한양행은 7일 4.73%, 대웅제약 28일 2.51% 떨어졌다.

기술반환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드물지 않은 일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 후보물질에 문제가 없더라도 사업성 등을 고려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기술반환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경쟁사의 신약 개발을 지연하기 위해 기술을 이전받았다가 반환하는 경우도 있다. 유한양행의 경우 베링거인겔하임이 또 다른 MASH 신약 후보물질인 ‘서보두타이드’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대웅제약도 공시에 “CS파마슈티컬즈의 연구개발(R&D) 전략 변경에 따른 결정”이라며 “베르시포로신의 유효성이나 안전성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주주들을 위한 설명에 인색하다는 점이다. 대웅제약은 기술반환 사실을 공시로만 밝히고 설명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다. 다음 달 개최되는 암학회·보톡스 '나보타' 워크숍 등 홍보자료만 연이어 냈다. 유한양행은 기술반환 관련 400자 분량의 짧은 설명자료만 냈다. 폐암치료제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을 때 이례적으로 조욱제 대표 주재 간담회를 개최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호재는 알리고 악재를 숨기고 싶은 것은 기업의 당연한 심리일 수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산업은 특성상 정보 비대칭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투명한 소통이 요구된다.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매 분기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해 현재 임상 진행 상황을 공개하고 홈페이지에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완성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임상 진행 중인 후보물질의 가능성으로 기업 가치가 책정돼서 정보 투명성이 더욱 중요한 분야"라며 "호재만 과대포장해서 알릴 게 아니라 후보물질 반환 사유도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이미 수령한 계약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의 반환 의무가 없어 재무적 손실이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회사 주가는 하락했고 주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지켜봐야만 했다. 성공률이 10%에 불과한 신약개발 특성상 투자자들도 이 산업이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반환을 더 이상 '실패'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투자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악재를 상세히 설명하는 책임감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정민 바이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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