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울주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가장 큰 원인이기는 하지만, 산 곳곳에 쌓여있는 재선충병 훈증 더미가 산불 진화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림 당국은 지난 22일 낮 12시 12분 발생한 울주 산불은 27일 오전까지 886㏊의 산림 피해를 내고도 여전히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진화율은 최대 98%까지 올라가기도 했지만 다시 60%대까지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울주 대운산은 산세가 가팔라 헬기 등으로 주불은 잡아도, 인력 투입이 힘든 곳은 다시 불씨가 되살아나기 일쑤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병해 지난 2월까지 전국 93개 시·군·구에서 발생했다. 울주·포항·경주·안동·밀양·양평·구미 등 7개 시·군이 전체 피해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감염목이 2023년 107만 그루에서 지난해 90만 그루로 줄었지만, 처리 절차가 문제다. 감염목은 훈증을 하는데, 나무를 1m 크기로 잘라 살충제를 뿌린 다음 비닐천막으로 6개월 간 밀봉하는 방식이다. 이후 파쇄하거나 하는데, 이번 산불 현장에 유난히 훈증 더미가 많이 있다는 것이 산불 현장의 불만이다.
지난 24일 이석용 울산시 녹지정원국장은 울주 산불 현장 브리핑에서 “바람이 불면서 특히 재선충 더미에 남아있던 불들이 다시 재발화하면서 지금 다시 재발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훈증 절차를 거친 나무들은 건조한 날씨 속에 바싹 메말라 장작더미나 다름없다.
김두겸 울산시장도 “재선충에 의한 더미들이라든지 또 낙엽이 많게는 2미터씩 쌓여 있다”라며 “보이지 않는 밑불들이 바람만 불면 되살아나서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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