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국내 1위 대형 할인점 이마트는 신규 출점을 통해 외형 확대에 나서는 한편 ‘퀵커머스’ 재진출을 공식화했다. 오뚜기는 영문 사명 변경을 통해 해외 사업 확대 의지를 강조하는 등 저마다의 청사진을 주주들에게 내세웠다.
이마트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점포 오픈과 판매 채널 다각화를 통해 2027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는 “트레이더스나 푸드마켓 등 다양한 형태로 점포를 적극 확대할 것”이라며 “기존의 점포 자산을 활용해 퀵커머스와 같은 배송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2022년 1시간 안팎이 소요되는 빠른 배송 서비스 ‘쓱고우’를 출시했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1년 여 만에 접은 바 있다. 이번에는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 입점 방식으로 빠른 배송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왕십리점과 구로점, 동탄점 등이 퀵커머스를 운영 중이다. 이날 주총에선 사내이사 신규 선임 등 안건이 대부분 가결됐으나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가 제안한 기업가치제고계획(밸류업) 공개 안건은 부결됐다.
롯데지주도 같은날 주총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과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약속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는 “주요 계열사의 해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면서 “롯데렌탈과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코리아세븐 자동입출금기(ATM) 사업 매각 등 선택과 집중 전략에 기반한 비핵심사업 매각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현대백화점은 정지영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더현대 주요 점포 개편과 공간 리뉴얼에 약 19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BGF리테일은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히트상품 개발과 점포 차별화, 글로벌 확장을 강조했다.
KT&G 주총에서는 국민연금이 반대를 표명했던 ‘대표이사 사장 선임 방법 명확화’를 포함한 주총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회사는 앞으로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할 때는 집중투표제를 배제한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는 이사 수 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해 원하는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오뚜기는 정관 변경을 통해 영문 사명을 기존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했다. 해외에서 발음하기 쉽도록 바꿔 해외 진출을 본격화겠다는 의지다. CJ는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 문희철 전 국세청 차장,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3명을 각각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 SPC삼립은 분기 배당 규정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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