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비밀을 품은 암흑물질의 정체 찾기에 국내 연구진이 본격적으로 나선다. 발견 시 노벨상 수상도 유력하다고 여겨지는 연구 분야인 만큼 연구진은 신기술을 동원해 5년 내 탐색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윤성우(사진) 기초과학연구원(IBS) 암흑물질 액시온 그룹장(CI)은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IBS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지난 10여년간 액시온 탐색을 위한 여러 기술을 확보했다”며 5년간 1~6기가헤르츠(㎓) 주파수 영역대를 탐색해 액시온을 찾는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 그룹장은 “힉스도 1964년 예언된 이후 반세기 뒤 발견됐는데, 힉스 메커니즘은 액시온과 매우 유사한 만큼 액시온이 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며 “제 연구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점이 2030년인데 그때까지는 나올(발견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이론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탐색) 범위를 상당수 좁혔다”며 “아직은 액시온 질량이 예측되지 않는 만큼 차근차근 파악해 나가는 것이 낫겠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흑물질은 질량을 있으나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아 관측되지는 않는 미지의 물질이다. 눈에 보이는 물질의 질량으로는 천체들의 움직임을 모두 설명할 수 없어 암흑물질의 존재를 상정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일반 물질은 우주 전체에서 4%에 불과한 반면 암흑물질은 27%나 차지할 만큼 비중도 상당하다. 나머지 69%도 암흑에너지다.
액시온은 아직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암흑물질의 유력 후보다. 물리학의 난제인 ‘강한 CP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7년 제안된 가상의 입자다. 액시온을 찾아내려면 강력한 자기장을 걸어 액시온 장의 일부를 전자기파를 방출할 수 있는 광자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한 고성능 공진기와 검출기가 필요하다.
IBS는 2013년 액시온·극한상호작용연구단을 출범해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단은 액시온에 대한 이론적 모델인 'DFSZ 액시온'과 'KSVZ 액시온' 중 실험 조건을 만들기 수십 배 어려운 DFSZ 액시온 탐색이 가능한 수준의 장비를 구축해 왔다. 지난해는 실제 DFSZ 액시온 검출 실험 조건을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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