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연이은 할인 행사를 개최하며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회사가 당초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추정한 자금 계획이 틀어지면서 현금 부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26일 홈플러스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창립 홈플런 성원 보답 고객 감사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연중 최대 할인행사인 ‘홈플런 이즈 백’을 진행한 데 이어 13∼26일 ‘앵콜! 홈플런 이즈 백’ 행사를 연 후, 또다시 추가 할인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에는 고객 감사제를 진행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연이은 할인에 나선 것을 두고 그만큼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서 금융권을 통한 단기자금 확보가 불가능해지면서 영업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상거래채권 대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기업회생신청서에 따르면 이달 17일부터 현금 부족이 발생해 5월 말 7395억 원의 현금이 부족할 것으로 적시했다. 그러면서 회생절차가 개시될 경우 현금 부족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며 5월 말 현금 보유고가 2779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단 △금융채무에 대한 원리금을 지급하지 않고 △운전자금 목적의 단기자금 상환을 유예하며 △회생계획 신청일 20일 전 기준으로 이전에 발생한 상거래채권(회생채권)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를 전제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과 달리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 개시 후 후순위 회생채권으로 분류되는 상거래채권까지 우선변제 대상으로 설정하고 상당 부분 지급을 완료했다. 납품업체로부터 물건을 지속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더욱이 여론이 악화되자 4600억 원 규모의 매입채무유동화 관련 채권까지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해 전액 변제하겠다고 밝혔다. 회생신청 당시 제시한 3개 전제 중 2가지가 이미 틀어진 셈이다. 회사의 계획보다 채무 규모가 커졌지만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 방법 등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기업회생의 전제 조건인 마트의 정상 영업도 쉽지 않다.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미정산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일주일째 홈플러스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통상 유제품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 카테고리 중 매출 상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수요가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유는 유통기한이 짧아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구매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우유 납품 중단은 영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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