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는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생산되는 화학 물질로 연간 1억8000만 톤이 생산된다. 주로 생산된 암모니아는 농업용 비료, 청정연료 및 수소 저장체로 활용되는데 생산 공정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최근 과학자들은 가정과 산업현장에서 필수적인 암모니아를 좀 더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그 중 전기화학적 질산염 환원을 통한 암모니아 생산은 폐수 속에 풍부한 질산염을 원료로 하며, 태양광 에너지를 통해 생성된 전기에너지로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미래기술로 촉망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광전기화학적 질산염 환원 반응은 낮은 태양광-암모니아 생산 속도 (Solar-to-Ammonia Yield Rate)로 인해 실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UNIST 신소재공학과 조승호·송명훈 교수팀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폐수와 폐플라틱 속에 포함된 아질산염을 이용한 환원 반응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양극(cathode)에서는 암모니아를, 음극(anode)에서는 글리콜산을 태양광전기로 합성하는 광전기화학 시스템을 개발했다. 폐수 속 아질산염(NO2-)이 태양광전기 에너지를 받아 양극에서 환원돼 암모니아로 바뀌는 원리다. 전기화학시스템은 짝 반응이 일어나는데, 그 짝 반응으로 음극에서는 에틸렌글리콜이 글리콜산으로 산화된다. 에틸렌글리콜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되는 원료다. 해당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은 이제껏 보고된 최고의 효율인 52.3%(양극 단독 기준)를 기록했다.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속도도 미국 에너지부가 제시한 태양광 암모니아 생산의 상용화 기준인 58.72 μmol/cm2h을 넘어서는 146 μmol/cm2h에 이른다. 기존 최고 기록보다도 46% 넘게 향상된 수치다.
또한 연구팀은 폐수 속의 아질산염만을 선택적으로 환원시키는 촉매(RuCo-NT/CF)를 개발해 이 같은 고효율 시스템을 만들었다. 폐수 속에서는 질산염(NO3-)과 아질산염이 섞여 있는데, 아질산염으로 암모니아를 만드는 것이 훨씬 빠르고 에너지가 적게 든다. 또 시스템의 짝 반응으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산소 발생 반응이 아닌 글리콜산 발생 반응을 택해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더 줄였다. 전기에너지를 제공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도 높은 광전류밀도와 내구성을 갖도록 설계했다. 광전류밀도가 증가할수록 암모니아 생산 속도가 빨라진다. 송명훈 교수는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높은 효율을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생산 기술의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도 검증했다. 저준위 방사성 폐수를 모사한 전해질과 페트병 추출물을 이용한 전기화학시스템은 114μmol/cm2h 수준의 태양광 암모니아 생산 속도를 보였다. 조승호 교수는 “태양광과 폐기물로 그린 암모니아와 고 부가가치 글리콜산을 동시에 생산하였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형 에너지 솔루션을 제시한 연구”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장원식, 김종경, 김혜승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실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나노 과학 분야의 저명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2월 19일 자로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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