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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연속 세계1위 '삼성 TV의 아버지'…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별세

공채 출신 대표 '샐러리맨 신화'

브라운관부터 퀀텀닷까지 TV 발전 주도

2023년 한국공학한림원 대상 수상

이재용 회장 "깊은 위로와 애도"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성형주 기자




삼성전자(005930) TV를 19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린 ‘코리아 미러클’의 주역 한종희(사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63세.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신입사원에서 시작해 대표이사까지 오르며 ‘샐러리맨의 신화’를 썼다. 그는 천안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액정표시장치(LCD) TV 랩장과 개발그룹장, 상품개발팀장, 개발실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을 맡는 등 30여 년간 TV 개발 부서에서 일했다. 삼성전자의 브라운관 TV부터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LCD TV, 3차원(3D) TV,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TV 제품이 한 부회장의 손을 거쳤다.

2021년 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을 맡으며 TV뿐 아니라 생활가전·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 분야의 발전을 주도했다. 2022년 3월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전사 차원의 위기 극복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해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을 맡은 한 부회장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춘 전자 업계의 사업 재편 지원과 미래 전략 정책 제안 등의 역할을 한 공로로 2023년 제27회 한국공학한림원 대상을 받았다.



한 부회장은 최근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19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올해 반드시 근원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그는 곧바로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5’를 방문해 고객사를 만났다. 26일에는 신제품 공개 행사인 ‘웰컴 투 비스포크 AI’에서 기조연설을 맡을 예정이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현지 일정으로 직접 조문이 어려워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를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 부문장과 생활가전(DA) 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왔다”고 추모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녀 1남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장지는 시안가족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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