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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함영주’ 3대 과제…조직 문화·인사 개편·비은행 M&A

■하나금융 주총서 연임 통과

주주 80%이상 압도적 지지 보여

은행 비중 큰 그룹 체질개선 필요

인재 파격 발탁 등 변화 의지 중요

AI·가상자산 미래 먹거리 확보도





고졸 행원에서 출발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함영주(사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 아래 3년 더 하나금융을 이끌게 됐다.

하나금융지주는 25일 서울 명동 사옥에서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함 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함 회장 연임에 찬성한 주주 비율만 80%를 웃돌았다.

함 회장은 이날 “손님과 주주들로부터 중차대한 소임을 부여 받았다”며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 영역 확장과 더불어 기술혁신과 미래 금융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손님과 현장 중심의 조직 문화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과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할 생각”이라며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함 회장의 1기 재임 기간 동안 하나금융이 한 단계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조 7388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임기 첫해 27%였던 총주주환원율은 지난해 38%까지 올랐다. 함 회장은 2027년까지 50%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서는 함 회장이 하나금융의 가치를 높이고 그룹을 명실상부한 ‘빅2’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첫 번째는 조직 문화 업그레이드다. 하나금융은 지주회사 내 은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89.8%다. 지난해 말 기준 지주 임원 가운데 비은행 출신도 하나증권 대표를 지낸 이은형 부회장이 유일하다.



반면 KB금융지주는 KB손해보험에서 잔뼈가 굵은 박효익 전무가 지주에서 보험사업을 맡고 있고, KB증권 출신 서영호 부사장이 글로벌사업부문장(현 퇴임)으로 돼 있다. 네이버와 삼성SDS, LG AI연구원, 엔씨소프트 출신 등도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하나금융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고위 관계자는 “하나는 조직 문화가 은행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닌 만큼 그룹과 계열사 임원의 다양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사불란하게 그룹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 있는 인적 구성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금융계의 고위 관계자는 “함 회장이 소신껏 그룹을 이끌면서 경쟁력 강화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파격 발탁과 함께 변화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신한카드 수장에 오른 박창훈 대표는 LG카드 출신으로 상무에서 대표가 된 경우다. 이 같은 파격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비은행 인수합병(M&A)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하나금융은 2023년 KDB생명 인수를 철회한 이후 M&A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나금융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하나금융이 시장에 나온 보험사들은 전부 스크린했지만 대부분이 문제가 있거나 규모가 크지 않아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면서 “무리해서 인수를 했다가 기존 계열사와 별다른 시너지를 못할 수 있으니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섣부른 M&A는 독인 만큼 피해야 하지만 하나금융의 비은행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KB·신한을 넘고 1~2위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이 과제”라며 “하나손해보험이 대면 영업조직을 확대하고 있지만 온라인 중심이라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인공지능(AI)과 가상자산 등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도 숙제다. 현재 하나금융은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연내 실명 계좌 연동 제휴를 맺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은 빗썸, 신한은 코빗과 계좌 제휴를 맺고 있다. 하나와 우리만 제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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