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안랩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안랩블록체인컴퍼니에 지분 투자를 통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동안 디지털 자산 지갑 개발 등 사업 협력을 해온 양사는 앞으로 디지털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블록체인 인증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T는 지난해 12월31일 안랩블록체인컴퍼니에 12억9400만 원을 투자했다. 안랩블록체인컴퍼니에 대한 투자는 이번이 처음으로 지분율 19%를 확보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양사는 2022년 7월부터 디지털 자산 지갑 개발 등 블록체인 사업 협력을 진행해왔다. 이번 투자를 통해 SKT는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해 인증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간편인증 어플리케이션 패스(PASS) 내 모바일 신분증의 위·변조를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는데 이러한 사례를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모바일 신분증 확인서비스는 경찰의 운전면허 확인, 공직선거 투표장, 국내 항공 탑승수속 등 공공 분야는 물론 편의점·영화관·렌터카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본인인증 및 성인인증 절차에 활용 가능하다.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사용처가 넓어지고 있는 만큼 블록체인 기술로 보안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SKT는 블록체인 인증 기술을 고도화하는 대신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블록체인 서비스 사업화의 경우 안랩 측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NFT 마켓플레이스 탑포트, 블록체인 지갑 T월렛 등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안랩블록체인컴퍼니로 양도했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블록체인 시장에서 안랩블록체인컴퍼니가 속도감 있게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SKT의 이러한 행보는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 힘을 싣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는 출시 4년 만인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확산이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AI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 않는 사업은 후순위로 밀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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