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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도 삼성이 하면 다르다"…3만 리터 공장이 빅파마 85% 찾는 名家됐다

<다시, KOREA 미러클> -한국기업 1위 순간

⑧삼성바이오로직스

이건희 “새로운 먹거리 발굴해라" 특명

국내외 232건, 누적 수주 23조원 규모

바이오 후발주자에서 CMO챔피언으로


“삼성이 하면 다를 것이다.” “삼성이라고 별다른 뽀족한 수가 있겠나.”

2011년 2월. 삼성그룹이 글로벌 제약 서비스 기업인 퀸타일즈(현 아이큐비아)와 3000억 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하고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할 당시 나온 반응이다. 제약·바이오 분야는 대표적인 기술집약적 지식기반 산업으로 특히 신약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도 결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삼성의 바이오 분야 진출 역시 긍정론과 회의론이 동시에 교차했다.

바이오를 선택한 삼성의 판단은 옳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합작사 설립 발표 약 두달 뒤인 2011년 4월 설립돼 13년이 지난 현재 국내외 고객사로부터 총 232건의 CMO 및 생산 프로젝트, 누적 수주금액 총 162억 달러(23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CMO 챔피언이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85%)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를 넘어 미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분야에서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의 성공은 롯데 등 다른 대기업들의 바이오 산업 진출도 이끌었다.





선대 회장이 뿌린 씨앗, 스피드 경영으로 완성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은 2010년 5월 승지원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의 주력상품인 스마트폰, 액정디스플레이(LCD) 등의 상품도 10년 이내 따라잡힐 수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삼성의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공식화한 순간이었다.

삼성은 바이오를 신성장 산업으로 낙점한 특유의 속도전을 펼쳤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거듭 이어졌다. 그 결과 불과 1년도 안된 2011년 2월 CMO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4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출범시켰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경제자유구역 내 약 27만㎡(약 8만평) 부지 매입 계약부터 인허가 등 각종 행정 절차, 1공장 착공과 가동 및 생산 계획을 공개하며 사업을 일사천리로 진행시켰다.

삼성도 바이오는 후발주자…제로베이스에서 이뤄낸 첫 수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5월 1공장 착공식을 열고 3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바이오 의약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같은 각국 규제기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규제 산업이다.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만큼 다른 산업 보다 보수적이다. 더구나 삼성은 바이오나 제약 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도 통하지 않았고 바이오 의약품 생산 경험도 없는 후발주자의 핸디캡이 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들을 건설 중인 1공장으로 끊임없이 초청해 회사의 특장점을 설명하며 설득했다. 이같은 노력은 2013년 7월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첫 상업 생산 계약으로 이어졌고, 3개월 뒤에는 스위스 로슈와 생산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밀려드는 신규 수주…2·3·4공장 잇따라 생산력 확충


글로벌 바이오 톱 기업들과의 릴레이 계약체결로 수주가 이어지자 생산량 확대가 시급해졌다. 회사 측은 2공장, 3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1공장 건설 당시만 해도 공장 건설에 대한 경험이 없고 수주에 대한 확신도 없었던 탓에 업계 평균 수준인 3만 리터로 건설했다. 하지만 2공장은 당시 업계 최대 수준인 9만 리터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하고 건설에 착수했다. 삼성은 예상을 뛰어 넘었다. 2공장 설계 과정에서 9만 리터를 넘어서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기존보다 1.8배 이상 큰 15만 4000 리터 규모의 공장으로 확대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제조 경쟁력을 쌓아온 노하우가 빛을 발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공장은 18만 리터, 4공장은 24만 리터로 점차 크기를 키웠다. 1~4공장까지 총 60만 4000리터의 생산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압도적인 생산력과 안정적인 품질관리는 약 100여 개 이상의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전 세계 환자들에게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제공하는 기반이 됐다.

제2 캠퍼스시대 4월 개막…1~4공장 노하우·첨단기술 결정체


지난 4일 방문한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건설 현장. 갑자기 크게 떨어진 기온에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서도 막바지 건설이 한창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5공장은 이미 96% 이상 완공됐다”며 “외형은 끝났고 내부에 장비도 들어가 있어 예비로 가동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력 18만 리터를 보유한 5공장을 다음달부터 가동한다. 제1캠퍼스(1~4공장) 운영 경험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최신 기술이 집약된 제2캠퍼스(5~8공장) 시대를 막을 여는 것이다. 5공장이 가동되면 생산능력이 총 78만 4000리터에 달해 세계 1위의 초격차 생산력을 수성하게 된다. 2011년 5월 1공장 착공식을 열고 인천 송도에 3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설한지 14년 만이다.

5공장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특화 디자인을 적용해 생산 효율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고 자동화 기술을 확대 적용해 운영 효율도 최적화했다. 5공장을 비롯한 제2바이오캠퍼스에는 안전자동창고(Smart Warehouse)를 별도로 갖춰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한 물류 환경이 구축될 예정이다. 특히 기존에 사람이 직접 운반했던 원부자재·샘플 등을 자율주행운송로봇(AMR)이 중앙 스파인 브릿지를 통해 다른 건물로 자동으로 이동시키도록 물류 자동화를 고도화했다. 또 작업자가 직접 화학물질의 주입량 등을 수동으로 입력해야 했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무인충전시스템도 도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업무 효율을 약 50%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설비를 통제하는 시스템도 통합해 중앙화해 공장제어·데이터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증설을 계기로 제2바이오캠퍼스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36만㎡에 달하는 11공구 부지에는 5공장을 시작으로 6~8공장 및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등이 순차 건설된다. 6~8공장 역시 5공장과 같은 레이아웃으로 설계하고 빠른 공정을 위해 건물의 구성 요소를 공장에서 제조한 다음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식 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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