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약을 과다 복용하는 환자들이 오히려 약을 끊으면 증상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홍균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2020년 4월부터 2년간 국내 7개 신경과 클리닉을 찾은 ‘약물 과용 두통’ 환자 309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치료 경과를 분석했다. 약물 과용 두통이랑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을 겪으며 치료를 위해 급성기 치료제를 지나치게 과용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의미한다. 일반 진통제는 월 15일 이상, 편두통 특이 약물은 월 10일 이상 복용 시 과용 상태로 간주한다.
연구 결과 과용하던 급성기 치료제를 감량한 환자군에서는 월평균 두통 일수가 치료 전 24일에서 치료 후 12일로 대폭 줄었다. 특히 약을 완전히 중단한 환자군은 월평균 두통 일수가 치료 전 30일에서 치료 후 15일로 감소했다. 불과 3개월 만에 두통 일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약물 과용을 유지한 환자들은 두통이 계속됐고 일부는 증상이 악화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약물 과용 두통 환자는 두통약을 자주 복용할수록 두통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특징”이라며 “아프니까 약을 먹지만 빈번한 복용은 오히려 더 잦은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과다 복용하는 약물을 중단할 것과 함께 예방 치료를 병행할 것을 권고했다. 예방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두통 강도와 빈도가 더 빠르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또 “두통약 중단이 우선이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예방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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