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디지털 경험 콘퍼런스 ‘어도비 서밋 2025’. 매년 1만여 명이 찾는 어도비 서밋에서 올해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어도비는 이번 행사에서 마케팅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비서)를 최초로 선보였다. 동시에 아직은 실험 중이라며 잠깐 소개한 서비스들에서도 AI가 주축이 됐다. ‘포토샵’ 등 디자인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지위를 굳힌 어도비가 대표적인 AI 빅테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마케팅 어렵다고요? 어도비표 AI 에이전트에 맡기세요"
어도비는 18일(현지 시간)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AEP)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를 공개했다. 쉽게 말해 마케팅에 전문화된 총 10개의 AI 에이전트를 기업들이 목적에 따라 자유자재로 조합해 구사(오케스트레이션)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예컨대 콘텐츠 제작 에이전트는 마케터가 회사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도 필요한 이미지 등을 대규모로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각 AI 에이전트의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단순 작업은 AI가 대신하고, 사람은 창의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어도비는 기존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화된 마케팅 콘텐츠를 제공하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앱) ‘브랜드 컨시어지’에서도 AI 에이전트를 접목했다. 어도비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기업이 ‘6개월 내 항공권을 예약한 고객 중에서 렌터카도 예약할 것 같은 사람들만 추려줘’라고 명령하면 AI 에이전트가 알아서 마케팅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이다.
로니 스타크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부문 전략 및 제품 부사장은 아시아태평양(APAC) 기자들과 만나 “브랜드 컨시어지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해 자연어로 대화하는 동시에 이미지 등도 이해하는 멀티 모달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어도비의 AI 에이전트들은 이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계획을 짜고, 실제 액션까지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림판으로 슥 그리면 AI가 3D로 짠…AI 강화하는 어도비
어도비는 19일(현지 시간) 어도비 서밋 2025에서 ‘스닉스’ 세션을 열고 회사 안에서 실험 중인 서비스들도 소개했다. 해당 행사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켄 정이 함께했다. 켄 정이 그림판에 강아지 그림을 그리자 어도비에서 개발 중인 한 서비스는 이를 3D 이미지로 바꿔줬다. 동시에 AI는 켄 정이 그리지 않은 주변 배경 등도 상상해 만들어냈다. AI가 그림판에 있는 그림을 3D로 바꾸는 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동시에 어도비는 스닉스에서 다양한 AI 마케팅 서비스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어도비가 ‘#프로젝트 파노라마’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프로젝트에서는 이용자들이 어떤 경로로 앱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화면과 화면을 연결하고 이용자가 많이 방문한 경로는 굵은 선으로 표시하는 식이다. 어도비는 실험 중인 AI 서비스들이 상용화되면 마케터가 더욱 쉽게 고객을 관리하고 개인화된 상품을 추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포토샵으로 성장한 어도비…B2B도 집중 공략
국내에는 ‘포토샵’으로 잘 알려져 있는 어도비는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를 비롯해 어도비 애널리틱스, 어도비 젠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어도비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공고히 다지는 중이다. 이번 어도비 서밋 2025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업 관계를 굳건히 한 어도비는 향후 MS의 AI 도구 ‘코파일럿 365’ 등에 지속적으로 어도비의 제품을 붙일 예정이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어도비 서밋 2025 첫 날 기조연설에서 “어도비는 마케팅과 창의성을 하나로 묶어 브랜드가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2019년부터 마케팅 사업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 어도비는 앞으로도 기업들의 창의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맞춤형 고객 경험을 글로벌 무대에서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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