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업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경동나비엔은 보일러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배기가스에 숨어 있는 열을 바로 내보내지 않고 다시 사용하는 친환경 기술인 콘덴싱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건설업 불황과 내수침체 국면이 장기화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경동나비엔은 북미 등 해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쌓은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전문업체를 넘어 주방기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생활환경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5월 SK매직과 가스 및 전기쿡탑, 전기오븐 영업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으며 주방기기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경동나비엔은 사업부문 인수 이후 6개월 이상 제품 연구개발(R&D)을 거쳐 21일 '나비엔매직' 브랜드를 론칭했다.
유명 셰프인 에드워드 리를 내세운 TV광고를 통해 쾌적한 주방환경을 조성할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인덕션, 전기오븐과 레인지후드, 전자레인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대 3400W의 강력한 화력이 특징인 ‘나비엔 매직 전기레인지 인덕션’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고, 지속적으로 제품 라인업이 확대될 예정이다. 나비엔 매직'은 경동나비엔 공식 온라인 플랫폼 '나비엔 하우스'는 물론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채널과 오프라인 양판점에서도 만날 수 있다.
나비엔 매직으로 출시되는 제품을 환기청정기와 연계해 요리 등 다양한 상황에서 종합적인 실내 공기질 관리를 제공한다는 게 경동나비엔의 목표다. 경동나비엔은 앞서 2021년부터 ‘3D 에어후드’와 가스레인지는 물론, 프리미엄 전기레인지를 출시하고, 해당 제품군과 환기청정기를 연동한 ‘환기청정기 키친플러스’로 실내 공기질 관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요리할 때 발생하는 매연을 기기가 자동으로 인식해 밖으로 배출하고 청정기를 가동시켜 깨끗한 공기를 실내에 유입시켜준다. 회사는 요리 종류에 따라 발생하는 매연량을 기기가 인식하고 이에 맞춰 공기청정을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SK매직에서 인수한 전기·가스레인지, 오븐 등 주방기기 사업과 회사의 공기청정 및 환기 사업 등 공기질 관리시스템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실내 공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여러 기기를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만큼 이번 결합이 주방기기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공기청정기는 유해가스를 처리하지 못하고, 후드나 환풍기만으로는 요리 매연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나비엔 매직’으로 쾌적한 주방을 완성하며 고객에게 최적화된 생활환경 솔루션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관상 구석에 설치되는 보일러보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노출이 많은 주방기기는 회사의 대외 인지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동나비엔은 나비엔매직을 고객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가전제품 브랜드로 키워 2028년까지 주방가전사업에서만 3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착공 시 보일러와 함께 나비엔매직 제품이 패키지 형태로 납품이 가능하다”며 “SK매직 인수 전 매출액 1300억 원에서 장기 관점으로 국내 보일러 사업 규모인 약 4,000억 원까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