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은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지만, 당사의 도전하는 DNA를 기반으로 그 안에서 기회를 찾아내겠습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환율 및 미국의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무역 갈등과 보호 무역 기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일 수입 자동차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상황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무뇨스 사장은 불확실성을 해결할 올해 전략으로 △권역별 최적화 전략 △EV리더십 강화 △상품·서비스 혁신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을 꼽았다. 우선 미국에서는 조지아주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서 아이오닉5·9을 생산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한다. 유럽에서는 캐스퍼EV, 아이오닉9을 비롯한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해 환경 규제에 적절히 대응할 방침이다. 중동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구축 중인 반조립제품(CKD) 생산기지를 거점으로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중국도 포기하지 않고 맞춤형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모든 권역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성과 분석을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전기차 개발에도 지속 투자한다. 현대차(005380)는 지난해 발표한 ‘2030 전략’을 통해 향후 10년간 900억 달러를 투자해 신형 전기차 21종을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만 200만 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모델도 현재 7종에서 14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고품질의 차량을 개발하기 위한 상품 혁신에도 박차를 가한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아이오닉9, 신형 팰리세이드, 넥쏘 등 10개의 신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전동화 전환을 주도하면서도 자동차 사업이 소비자 수요에 기반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하이브리드,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는 물론 수소 연료전지차에도 투자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님을 귀하게 대하는 한국의 문화를 고객 서비스에 접목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술 혁신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역시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전문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을 위한 수퍼널 등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 GM, 웨이모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GM의 경우, 차량 개발, 공동 구매를 포함한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웨이모와는 6세대 완전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아이오닉5에 적용하고, 이를 자율주행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진은숙 현대차 ICT 담당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돼 현대차 첫 여성 사내이사가 탄생했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수소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정관 사업목적에는 '수소사업 및 기타 관련사업'이 추가됐다. 특히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인아 현대차 상무는 "넥쏘의 후속 차량인 올 뉴 넥쏘가 조만간 출시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김수이 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사모투자(PE) 대표,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 벤저민 탄 전 싱가포르투자청(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 218억원에서 올해 237억원으로 증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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