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 시장이 정부와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 추경이 편성될 경우 국고채 추가 발행이 가시화되면서 물량 부담이 커지고 이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상승할(국고채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8일 서울 채권 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3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598%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2.788%로 1.7bp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3bp, 0.5bp 하락해 연 2.644%, 연 2.665%에 거래를 마쳤다. 20년물은 연 2.669%로 1.7bp 내렸다.
보통 추경 이슈가 부각되면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는데 이날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경 규모나 집행 시기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추경 관련 논의가 진척을 보이면 국고채 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국고채 발행 한도는 197조 6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이며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발행 한도도 20조 원으로 잡혀 있다. 약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이 편성되면 추가로 240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158조 원)보다 국고채 발행액이 52%나 늘어나는 것이다.
한은 채권시장팀 관계자는 “추경에 대한 규모가 예상보다 크거나 추경 집행이 조기에 이뤄진다면 물량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이 경우 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고채 금리가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민간 채권 전문가들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날 발표한 ‘2025년 4월 채권시장 지표’에 따르면 다음 달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응답한 채권 전문가 비율은 22%로 집계됐다. 전월 16% 대비 6%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20조 원 안팎의 추경 편성은 이미 시장 전망치에 반영돼 있어 금리 움직임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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