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차기 모델 공개를 깜짝 예고했다. 올해 말로 예정됐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 출시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동영상을 게제했다. 이 영상에는 “숫자 3 이후에 무엇이 올까. AI 메모리의 다음 챕터가 펼쳐진다”는 글과 함께 반도체 칩을 연상케 하는 네모 모양에 새겨진 숫자 3이 4로 변하는 내용이 나온다.
여기서 말하는 ‘다음 챕터’란 SK하이닉스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HBM인 HBM4로 추정된다. 현재 세계 AI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HBM은 5세대(HBM3E) 제품이다. 그간 회사는 차기작 HBM4에 대해 올해 하반기 공급할 예정이라고 공언했지만 이번에 공개한 영상으로 신제품 출시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HBM4 양산을 목표로 했다가 내년 하반기로 로드맵을 수정했는데 엔비디아가 더 이른 공급을 요구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자사 AI 기술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로부터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올린 반도체로 AI용 핵심 메모리로 각광받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출시할 HBM4는 세계 AI 반도체 1위인 엔비디아가 조만간 발표할 새로운 칩 ‘루빈’에 공급될 것으로 예측된다. 루빈에는 HBM4가 8~12개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17~21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GTC 2025'를 개최하는데 황 CEO가 18일 기조연설에서 루빈 출시 일정을 비롯해 SK하이닉스와 AI 협업과 관련한 발언을 할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엔비디아는 AI 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고성능 AI 칩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황 CEO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AI 시장 칩 수요는) 단기, 중기 및 장기 신호 모두 긍정적이며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들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있다”면서 “AI 추론이 창출할 잠재적 수요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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