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에 대한 여신을 3600억 원가량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연말 현재 SK온에 제공한 여신 잔액은 1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말의 8370억 원 대비 약 3630억 원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43%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SK이노베이션에도 7860억 원의 여신을 제공했다. SK온과 SK이노베이션에만 2조 원 가까운 여신이 나가 있는 셈이다.
이는 배터리 부문 부진과 연계해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인 ‘Baa3’에서 부적격 등급인 ‘Ba1’으로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이 보증하는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의 채권 등급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등급 하향은 앞으로 1∼2년 동안 높은 부채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SK온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여신 규모 증가에도 전체적인 그룹 지원 규모는 줄였다. 지난해 연말 현재 SK그룹에 대한 KB국민은행의 총여신 규모는 5조 7190억 원 수준으로 1년 전인 6조 860억 원과 비교해 6%가량 쪼그라들었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은 그룹별로 여신 총량을 관리하면서 계열사별로 그 규모를 조정한다”며 “신용을 제공한 규모를 뜻하는 여신과 실제 대출 규모가 다를 수 있지만 여신이 늘었다는 것은 전반적인 업황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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