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008770)가 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권 확보 영향으로 지난해 임차료 부담이 전년 대비 50% 늘어났다. 면세산업 황폐화를 막기 위해 임대료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호텔신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임차료로 7039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4718억 원) 대비 49.2%(2321억 원) 증가한 것이다. 호텔신라는 서울과 제주 호텔을 제외한 신라스테이 등 기타 호텔 16곳과 인천공항 면세점 등을 임차로 운영 중이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은 2023년 하반기 운영을 시작해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임차료 전체가 호텔신라 실적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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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해당 고정비 부담이 앞으로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텔신라는 2023년 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권 10년 계약을 하면서 기존 고정 임차료에서 출국 여객수 연동이라는 변경된 임차료 기준을 적용 받았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 보다는 올리브영/다이소 쇼핑을 선호하고 고환율에 내국인들도 면세점 쇼핑을 멀리하면서 호텔신라 등 면세 사업자들은 임차료 부담만 커진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인원은 3531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 2019년(3556만 명) 수준을 회복했지만 면세점 매출은 72%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면세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차료 부담이 더 커져 면세업체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계약을 해지하고 철수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벌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객수에 맞춰 임차료를 징수하는 현행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한국 업체들이 무너지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사업자들의 기회만 커지는 것인 만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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