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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 없는 스탠딩 회의…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소통 실험’

매달 열리는 영업본부장회의서

"임원간 먼저 티타임하라" 제안

참석자들 업무논의 빨라져 호평

우리은행 임원들이 17일 본점에서 열린 확대본부장회의 참석자들이 본회의에 앞서 티타임 형식의 스탠딩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우리은행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매달 진행되는 임원급 회의에 스탠딩 티타임을 도입하면서 은행의 소통 문화를 180도 바꾸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 은행장 주재로 1시간 30분가량 확대 영업본부장회의를 진행했다.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회의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참석자들은 ‘디귿(ㄷ)자’ 형태의 테이블이 놓인 딱딱한 회의실 대신 커피가 놓여 있는 스탠딩 테이블로 안내를 받았다. 정 행장이 “30분가량 늦을 테니 그동안 스탠딩 티타임을 하면서 임원 간 자유롭게 소통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매달 20일을 전후로 열리는 영업본부장회의는 일반적으로 담당 부행장이 영업 성과를 발표하고 참석자들이 이를 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스탠딩 티타임에 참석한 임원은 “회의실과 달리 각자의 자리도 없는 공간에 있으려니 처음에는 당황했다”면서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니 임원들이 각자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 자유롭게 업무를 논의하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 참석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한 임원은 “실무진이 아니라 부서장급들이 함께 모여 필요한 일들을 논의하니 평소에 2~3일 걸릴 만한 일들이 빠르게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정 행장이 새로운 형태의 회의를 시도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강조해온 그의 평소 기조와 맥을 같이한다. 그는 본사 지원 부서 임원들도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밖으로 나가 영업 현장을 살피라고 지시한 바 있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정 행장은 허울보다는 실속을 추구하는 리더”라며 “실질적인 영업과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추구하는 그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우리은행은 스탠딩 티타임에 대한 긍정적인 내부 평가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이 같은 회의 형식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정 행장은 올해 11월까지 전국 29개 영업본부 산하의 영업점을 한 차례씩 둘러본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방 영업점 방문 시에는 유망 거래 기업도 방문해 지점 영업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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