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로 꼽혀왔던 더존뱅크 컨소시엄이 예비 인가 신청 약 일주일을 앞두고 참여를 철회하기로 했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인가 신청 시점을 하반기로 미뤘다. 금융계에서는 탄핵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제4 인뱅 허가 동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주요 후보들이 백기를 들면서 선정 작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이끄는 더존비즈온은 17일 “역점 추진 중인 혁신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재조정한다”며 “제4 인뱅 예비 인가 신청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금융 경쟁 확대 정책에 맞춰 인뱅 설립을 검토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DB손해보험 등 자본력이 있는 금융사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4 인뱅 설립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비 인가 신청을 앞두고 결국 철회했다. 더존비즈온은 신한은행과의 협력은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금융 혁신 방향성과 상호 윈윈을 고려한 새로운 플랫폼을 포함해 컨소시엄 준비 단계에서 검토됐던 다양한 혁신 사업 모델을 함께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유뱅크 컨소시엄은 예비 인가 신청 시점을 하반기로 미룬다고 밝혔다.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인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컨소시엄에는 네이버클라우드·렌딧·삼쩜삼·트래블월렛 등 AI·ICT 기업과 대교·현대백화점·MDM플러스 등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요 후보들이 손을 들고 나가면서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 역시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 소호은행TF 담당 상무는 “모든 준비가 마무리 단계”라며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인뱅 참여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살펴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제4 인뱅 선정 작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4 인뱅 추진은 은행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시작됐다. 금융 당국은 심사 기준을 충족하는 곳이 없거나 혁신성을 갖추지 못했다면 인가를 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 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명목상으로는 인가 접수 뒤 2개월 뒤에 발표하게 돼 있지만 복수의 컨소시엄이 들어오면 자료를 확인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기본 자료 확인과 추가 자료 요청은 2개월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실제 결론은 2개월보다 더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하반기로 넘어가거나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25~26일 이틀간 제4 인뱅 예비 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이후 2~3개월간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평가,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치고 금융위 정례 회의에서 예비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 당국이 별도로 요구하는 자본금 요건은 없지만 기존 인뱅 3사의 영업 과정에서 실제 자금 소요에 따른 자본금 조달 추이 등을 고려해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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