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뱅크 컨소시엄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인뱅) 설립 예비인가 신청을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더존비즈온이 이끌던 더존뱅크 컨소시엄이 도전을 포기한 데 이어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제4인뱅 설립에 일단 발을 빼는 모습이다.
유뱅크컨소시엄은 17일 “어느 시기보다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인 선택을 단행한 것”이라며 “컨소시엄 내부적으로는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 하반기 중에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추진하기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제4인뱅 유력 후보로 꼽혀온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네이버클라우드, 렌딧, 삼쩜삼, 트래블월렛 등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대교, 현대백화점, MDM플러스 등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현대해상이 참여를 확정했으며,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검토해 왔다.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김성준 렌딧 대표는 “유뱅크 컨소시엄의 협업 공동체 구성과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 실현이라는 목표는 변함이 없다”며 “현재의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보다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보다 좋겠다는 전략을 선택한 만큼 당국과 충분히 협의하여 추후 재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또 다른 유력 후보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이끌던 더존비즈온도 이날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혁신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 재조정에 따라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사업 철회 의사를 밝혔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인뱅 예비인가 신청 준비 과정에서 기존 은행업의 경쟁을 고려한 전략, 재무, 법률, 정보통신산업(ICT) 등 다각도의 컨설팅을 받고 사업계획에 대한 검토와 고민을 계속해 왔다"며 "경영진의 숙고 끝에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앞으로 더존비즈온 강점을 살려 독보적인 데이터 기반의 금융 플랫폼을 완성하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와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존뱅크의 경우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인뱅에 지분투자가 없는 신한은행이 해당 컨소시엄 참여를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주목받았다. 신한은행은 2021년 더존비즈온 지분을 취득하고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인뱅 예비인가 미참여 결정 이후에도 신한은행과의 협력 관계를 지속한다”며 “신한은행의 금융 혁신 방향성과 상호 윈윈을 고려한 새로운 플랫폼을 포함해 컨소시엄 준비 단계에서 검토됐던 다양한 혁신 사업 모델을 함께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4인뱅 설립 출사표를 던졌던 6개 컨소시엄 중 더존뱅크, 유뱅크가 이번 예비인가 신청에 나서지 않게 되면서 한국소호은행,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4곳이 경쟁을 벌이게 됐다. 4곳 중에서는 한국소호은행과 소소뱅크가 경쟁력있는 후보로 꼽히긴 하지만 유력 후보였던 더존뱅크, 유뱅크가 빠지면서 제4인뱅 출범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측은 이날 “인가 접수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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