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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키움인베스트, 해외 모펀드 만든다

싱가포르·日에 총 800억 규모로

국내 VC 첫사례…내달 펀드출범

해외 유력VC들과 공동투자 통해

韓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교두보





국내 벤처캐피털(VC)인 키움인베스트먼트가 해외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싱가포르와 일본에 대규모 벤처 모(母)펀드를 결성한다. 키움인베스트는 해외 벤처캐피털(VC)이 조성하는 스타트업 투자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해 글로벌 투자 동향을 살피는 동시에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17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오는 4월 싱가포르와 일본에 각각 500억 원, 300억 원 규모 벤처 모펀드를 결성한다. 모펀드는 일반적인 펀드와 다르게 직접 투자보다는 펀드의 출자자로 참여해 간접 투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펀드다. 키움인베스트는 이미 몇몇 투자 대상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며, 펀드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투자도 시작할 전망이다.

해당 펀드에는 키움인베스트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인 키움증권(039490), 다우기술(023590), 사람인(143240) 등이 자금을 보태기로 했다. 그룹 전체적으로 벤처투자나 M&A 등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키움인베스트의 해외 모펀드 조성에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온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다우키움그룹 계열사들은 그동안 활발한 M&A를 통해 성장을 지속해 왔다. 사람인(HR), 와이즈버즈(광고대행사)를 인수한 것에 이어 2021년에는 리멤버앤컴퍼니에 약 740억 원을 베팅해 유력한 인수 후보로 평가된다.





키움인베스트는 해외 모펀드 조성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일본의 유력 VC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실력있는 해외 VC를 선별하기 위한 전담팀을 신설해 출자 심사 역량을 강화했으며,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해외 모펀드 운용은 키움인베스트의 투자전략실을 이끄는 정미리 이사가 실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정 이사는 중소벤처기업부 사무관 출신으로 벤처투자, 펀드기획 등을 담당했으며, 올해 1월 키움인베스트에 합류했다.

국내 VC가 해외에 모펀드를 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벤처투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일부 대형 VC가 자체 자금을 활용해 해외 펀드에 출자한 사례는 있었지만, 직접 모펀드를 결성해 출자하는 방식은 전례가 없었다. 모펀드 조성을 위해선 최소 수백억 원의 자금과 전담 인력이 필요해, 개별 VC의 의지와 역량만으로는 추진하는 것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키움인베스트는 해외 모펀드 조성이 동남아와 일본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자자로서 싱가포르와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유력 VC들과 공동 투자 기회도 다수 발굴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또 일부 모펀드 자금을 활용해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VC들과 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시장 지출과 투자 유치를 돕는 것도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이번 펀드 성과에 따라 미국 등에 추가 모펀드를 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키움인베스트 관계자는 “모펀드 운용을 통해 해외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갈 것"이라며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과 투자 유치를 연결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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