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달 탐사 위성 다누리가 2022년 발사 이후 최대 위기였던 첫 번째 개기월식을 버텨내고 다시 정상 작동을 시작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지난 14일 오후(한국시간) 예정된 개기월식으로 사실상 ‘절전 모드’에 돌입했던 다누리와 교신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다누리가 2022년 8월 발사 이후 첫 번째 개기월식을 무사히 극복한 것이다. 항우연 연구진은 14일 개기월식 후 다누리와 교신을 시도했고, 주말 동안 다누리 내부 탑재체와 기기들의 작동을 점검한 결과 다누리가 개기월식 이전의 상태로 복구된 것을 확인했다.
이번 개기월식은 항우연 연구진들이 미국의 자문을 얻고 두 차례의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연구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다. 항우연은 이번 개기월식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14일 오후 2시께 다누리를 ‘절전모드’로 전환했다. 이날 예정된 개기월식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개기월식은 태양, 지구, 달이 정확히 일직선상에 놓여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본영)에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으로, 개기월식이 시작되면 태양 빛이 가려지기 때문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어 방전의 위험이 있었다. 자칫 다누리가 지구와 영영 교신할 수 없게 되면 다누리는 예정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우주 쓰레기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다.
항우연 연구진은 이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두 차례 리허설을 거쳐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14일 개기월식이 시작된 후 ‘파워세이빙(절전)’ 모드로 전환해 생존에 필요없는 모든 부품의 전원을 종료시키고, 배터리 사용을 최소화 한 것. 다누리는 당초 1년의 임무를 목표로 설계되었지만 임무 기간이 연장되면서 배터리 수명이 많이 고갈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항우연은 개기월식이 시작되기 전 20시간동안 히터를 최대로 가동해 다누리가 극저온의 우주 상공에서 버틸 수 있도록 설정했고, 지난 2에는월 다누리의 위치를 기존 달 상공 100㎞에서 60㎞로 낮춰 궤도를 조정하며 다누리의 상태를 최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다누리 임무 수행 기간 중 개기월식은 이번이 끝은 아니다. 올해 9월에는 국내에서도 관측 가능한 개기월식이 예정돼 있으며, 내년에도 한 차례 개기월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 측은 “다누리는 현재 개기월식 이전 상태로 무사히 복구됐으며, 다음 개기월식 때도 이번과 같은 절차를 거치면 무사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