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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한화 'TC본더 동맹'…올해 30여대 공급 관측

HBM 수요 따라 필요성 커져

한미반도체와 경쟁 격화할 듯

SK하이닉스의 HBM3E. 사진제공=SK하이닉스




김동선(오른쪽) 한화세미텍 부사장이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서 한화세미텍의 TC 본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세미텍


SK하이닉스(000660)와 한화세미텍이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인 'TC 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최대 기업인 SK와 한화 간 AI 메모리 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한화세미텍과 TC 본더 계약을 완료하고 장비를 구매한다. 양사가 이 공급에 대한 정식 계약을 맺었다고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계약에 따라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에 10대 안팎의 초도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SK하이닉스가 제시한 납기를 맞추기 위해 장비 생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SK하이닉스는 60~80여 대의 TC 본더를 구매할 예정이다. 한화세미텍이 이 중 50%가 넘는 30대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 장비는 5세대 HBM(HBM3E) 12단, 연내 양산할 6세대 HBM(HBM4) 제조에 쓰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올초 50대가량의 TC 본더를 구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HBM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천 M10, 청주 M8 등을 HBM 후공정 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이 장비가 더욱 많이 필요해졌다. 한화는 이러한 SK하이닉스의 움직임 속에서 핵심 파트너 역할을 할 전망이다.

TC 본더는 여러 개의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SK하이닉스의 HBM 제조 공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이 수직 적층 과정에서 SK하이닉스는 ‘매스리플로-몰디드언더필(MR-MUF)’이라는 공정을 통해 D램 사이를 일종의 접착제로 결합시킨다. 이 공정에 앞서 D램을 일정한 간격으로 쌓고 고정시키는 ‘초벌’ 가접합 작업이 필요한데 이 공정을 TC 본더가 맡는다.

한화세미텍은 지난해 6월 자체 개발한 TC 본더 시험 제품을 SK하이닉스에 납품해 약 9개월만에 계약을 성사시켰다. 회사가 이번에 SK하이닉스 공급망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가장 많은 TC 본더를 공급하고 있던 한미반도체(042700)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TC 본더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ASMPT와 기술력을 놓고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세미텍은 차세대 HBM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에 필요한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은 반도체 장비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달 "한화세미텍만의 독보적인 기술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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