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니피센트(M)7으로 불리는 빅테크 주가가 하루 새 1000조 원 이상 증발하며 10일(현지 시간) 나스닥이 4% 급락했다. 정확히 25년 전 ‘닷컴 버블’이 정점을 찍었던 시점을 맞아 증시가 폭락하자 인공지능(AI) 버블 붕괴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M7 주가는 최저 2%에서 15%대 급락했다. 7개 기업 시총은 하루만에 7740억 달러(약 1129조 원) 줄었다. 기업별로는 전 거래일 대비 테슬라가 15.4% 폭락한 가운데 애플이 4.85%, 엔비디아가 5.07%, 알파벳(구글)이 4.41%, 메타가 4.42%,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각각 3.34%와 2.36% 하락했다. 테슬라는 약 4년 6개월여만에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고,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10일 이후 처음으로 주당 11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M7외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85% 내린 가운데 브로드콤이 5.39%, TSMC가 3.64%, 퀄컴이 3.87%, AMD가 3.67%, 마이크론이 6.33%, 마벨 테크놀로지가 7.3%, ARM이 7.30%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벌이는 관세 전쟁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관세 인상으로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연준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려하는 중이다. 여기에 전날 트럼프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과도기가 있다”며 “부(富)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큰 일을 달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하자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의 공포감이 커졌다.
마침 이번주는 2000년 닷컴 버블이 터진지 정확히 25주년이 되는 시점이다. 2000년 3월 10일 5048.62를 기록했던 나스닥 종합지수는 2002년 10월 9일 1114.11의 저점을 기록하며 2년 이상되는 기간 동안 80%가까이 장기 폭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년 전 이번 주 나스닥 종합지수는 5년간 500% 이상 급등한 후 닷컴 시대 정점을 찍었으나 그 후 붕괴는 빠르고 잔혹했다”며 “궁극적으로 초기 인터넷 과대선전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나 일부 투자자들은 AI에 관해서도 같은 일이 전개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썼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beherenow@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