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성장률이 소비 부진 여파 등으로 주춤한 가운데 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10일 발표한 ‘최근(2월) 미국 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민간소비가 감소세로 전환하고 소비 관련 심리 지표도 부진해 미 경제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의 1월 실질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5% 줄어 4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2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전월보다 7포인트 하락한 98.3으로 2021년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는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해 기대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 올랐고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인상 우려에 2월 단기(1년 이내) 기대인플레이션은 4.3%로 한 달 만에 1%포인트나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미 경기 둔화 우려에 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월 말 기준 4.21%로 전월 말(4.54%)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1월 후반부터 발표된 부진한 경제지표에 미 국채금리가 하락했다”며 “단기물 금리보다 장기물 금리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해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 고용시장의 경우 2월 실업률(4.1%)이 전월(4%)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취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양호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주택시장은 판매량 증가 폭 감소 및 가격 상승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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