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권 공화당의 싱크탱크로 평가받는 헤리티지재단이 한국 노동시장의 경제 자유 수준에 재차 낙제점을 줬다.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인용한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2025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노동시장 분야에서 56.4점을 기록해 평가 대상 184개국 중 100위에 그쳤다. 주요 7개국(G7)과 비교하면 독일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노동시장 항목은 근로시간·채용·해고 등 규제가 경직될수록 낮은 점수를 받는다. 한국은 2005년 해당 항목이 신설된 후 ‘부자유’나 ‘억압’ 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종합 순위에서는 ‘거의 자유’ 등급을 받으며 우리나라가 17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보다 세 계단 떨어졌다. 헤리티지재단은 전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법치주의, 규제 효율성, 정부 규모, 시장 개방성 등 4개 분야, 12개 항목에 점수를 매겨 5단계로 등급을 나누고 있다. 완전 자유, 거의 자유, 자유, 부자유, 억압 등이다.
노동시장 항목뿐 아니라 조세(59.6점), 투자 및 금융(60.0점) 항목도 순위 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조세 항목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낮은 ‘부자유’ 등급을 받아 글로벌 조세 경쟁력이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리티지재단은 “한국의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2022년 기준)은 49.5%, 27.5%로 국민 부담률도 28.9%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배정연 경총 국제협력팀장은 “글로벌 평가에서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적 규제가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걸림돌임이 재확인됐다”며 “각국이 기업 경쟁력 강화와 투자 유치를 위해 앞다퉈 규제 개선과 인센티브 지원에 나서는 만큼 경직된 노동 규제 개선과 노사 관계 선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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