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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은 한국 '유리천장' 여전하네…'남녀 임금격차 1위' 오명 벗으려면 [이슈, 풀어주리]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이미지투데이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 올해로 117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한국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선진국 29개국 가운데 가장 견고한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29개국 중 28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일하는 여성의 노동 참여율, 소득, 육아휴직 현황, 고위직 여성 비율 등 10개 지표를 반영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매년 유리천장 지수를 산정하고 있다. 지수가 낮다는 것은 일하는 여성의 환경이 전반적으로 열악하다는 의미다. 한국은 지난해까지(2023년 기준 조사) 12년 연속으로 부동의 꼴찌를 기록하다 올해 28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지난해 28위를 기록했던 튀르키예가 이번에 꼴찌가 됐다. 이코노미스트는 OECD 국가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이 대학을 졸업했지만, 노동참여율은 여전히 낮았다고 짚었다. 노동 가능 인구 중 남성은 81%가 직장을 가지고 있지만 여성은 66.6%만 일을 하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1996년 OECD에 가입한 이래 줄곧 회원국 중 성별 임금격차 1위를 차지했다. OECD 국가의 여성 평균 임금은 남성보다 11.4% 낮았는데, 한국의 경우 그 격차가 29.3%로 가장 컸다. 한국 여성들이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대기업에 근무하는 여성 직원 연봉은 남성의 70%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주요 대기업의 업종별 남녀 직원 수 및 평균 급여 비교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50개 대기업의 남성 직원 평균 급여는 953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여성 직원 연봉은 6650만원으로, 남성 직원의 69.8% 정도에 그쳤다.

최악의 일터 젠더 갑질은 ‘성별 임금 격차'


직장갑질119 젠더특위,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젠더팀 관계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3월 8일 여성의 날 기념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여성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뽑은 성차별 요소는 ‘남녀 임금 격차’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젠더갑질특별위원회,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여성노동인권분과는 6일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3일∼28일 여성 직장인 164명을 대상으로 '최악의 일터 젠더 갑질' 온라인 설문을 실시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일터 젠더 갑질이란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성차별과 성적 괴롭힘을 뜻한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3%(98명·중복 응답 가능)는 '성별 임금 격차'를 최악의 젠더 갑질로 꼽았다. 뒤이어 △임신·출산·육아 갑질(55.4%) △유리천장·장벽(54.8%) △직장 내 성희롱 및 2차 가해(52.4%) △채용 성차별(48.7%) 등 순이었다. 주관식 응답에서는 '직급도 낮고 근속 연수도 낮은 남성 직원과 연봉이 거의 비슷해 놀랐다', '여초 업계임에도 관리자는 대부분 남성' 등의 사례가 나왔다.

주요 업종별 여성 직원 연봉 현황. 사진 제공=한국CXO연구소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성별 임금 격차 문제는 저출산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OECD가 5일(현지시간) 발간한 ‘한국의 태어나지 않은 미래: 저출산 추세의 이해’ 보고서는 2023년 기준 한국의 여성 고용률(16∼64세)은 61.4%로 OECD 평균(63.2%)보다 낮으며, 성별 고용 격차는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해결책 중 하나로 ‘여성 고용 확대’를 꼽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출산율과 고령화 등 인구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국가적 아젠다로 단순한 관심 차원을 뛰어넘어 실질적 해결책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국내 기업에서 업종을 가리지 않고 여성 채용도 늘리고 남성과의 급여 격차도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성별 임금 격차 해결책은 = 한국의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해결책 중 하나로는 ‘성평등 임금 공시제’ 민간 기업 확대가 꼽힌다. 성평등 임금공시제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고시하고 임금 격차가 큰 기관에 대해서는 모니터링과 컨설팅을 통해 개선하는 사업이다. 2019년 서울시가 도입한 이후 고양시, 창원시, 충남도, 경남도 등이 해당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최지현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 광산1)은 지난해 11월 광주시 공공기관 임금 공시제 시행 필요성을 강조하며 "임금 격차 해소는 단순히 급여 차이 해소를 넘어, 여성이 경력을 지속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성평등 임금 공시제의 효과적 운영과 공공기관의 자발적인 개선 노력 등을 통해 성평등한 고용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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