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산업 대출 증가 폭이 8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및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여파로 대내외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기업들이 시설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결과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예금 취급 기관 산업별 대출금은 1962조 2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3조 3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3분기(17조 4000억 원)보다 오름폭이 축소됐으며 2016년 4분기(-9000억 원) 이후 최소 증가 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연말 재무 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금 일시 상환 등으로 운전 자금 대출이 감소했고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시설 자금 수요가 둔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출 용도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시설 자금 대출은 전 분기 말 대비 6조 7000억 원(0.7%) 늘었는데 이 증가 폭은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다. 운전 자금은 지난해 3분기 3조 1000억 원 증가에서 4분기 3조 4000억 원 감소로 전환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의 대출 잔액은 483조 4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1조 6000억 원 줄었다. 제조업 대출 잔액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3년 4분기(-6000억 원) 이후 처음이다.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1253조 7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3조 9000억 원 늘었지만 증가 폭은 3분기 7조 5000억 원에서 크게 줄었다. 건설업 대출액은 건설 기성액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전 분기 말보다 1조 2000억 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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