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138040)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을 제치고 국내 주식 부자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반도체 업황 등으로 부진한 사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에 나선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큰 폭 상승한 결과다.
6일 기업분석 전문 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조 회장의 주식 가치는 12조 4334억 원으로 이 회장의 주식 가치 12조 1666억 원보다 2.2% 많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지분 9774만 7034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3.84% 오른 12만 72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전체 주식 평가액은 12조 4334억 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5조 7475억 원이었던 주식 자산이 불과 1년 만에 7조 원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실적 회복과 함께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삼성생명(032830)·삼성물산(028260) 등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5만 4300원으로 지난해 3월 6일(7만 2900원) 대비 하락한 상태다. 이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주가도 각각 0.66%, 0.23% 오르는 데 그쳤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일시적인 주식 부자 1위 반납을 계기로 이 회장은 다시 한 번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삼성의 위상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고,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의 주가를 더 상승시킬 만한 동력을 지속적으로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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