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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확대 무산에…투자중개형 ISA 처음으로 가입자 꺾였다

[600만 돌파 앞두고 ‘주춤’]

1월 기준 499만명●2만명 줄어

전체 가입자도 597만명으로 뚝

3년 의무기간 끝나●해지 선택↑

日, 납입액 늘리고 기간 무제한

한국은 野 반대에 개정안 밀려

이미지 투데이




투자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누적 가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도입 이후 3년의 의무 가입 기간이 끝나자 계좌 해지를 선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절세 혜택으로 MZ 세대의 주목을 받으며 총 가입자 600만 명 돌파가 확실시됐던 ISA는 납입 및 비과세 한도 확대 무산과 인기 상품인 투자중개형의 의무 가입 기간 종료라는 파고에 직면하면서 1년 만에 성장세가 주춤했다. ‘단타 중심’ 국내 증시에서 장기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로 ISA가 꼽히는 만큼 절세 혜택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투자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499만 260명으로 전월(500만 9858명) 대비 1만 9598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처음으로 투자중개형 ISA가 도입된 이후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전체 가입자 수도 올해 1월 596만 7735명으로 전월보다 순감했다. 같은 기간 ISA 계좌를 통한 총 투자 금액은 35조 2084억 원으로 지난해 12월(32조 9290억 원)보다 늘었다.

2016년 ISA 제도 도입 이후 9년 만에 가입자 수 600만 명 돌파를 앞둘 만큼 가팔랐던 성장세가 주춤한 원인으로는 투자중개형 ISA의 의무 가입 기간 종료가 꼽힌다. 2021년 처음 출시된 투자중개형 ISA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의무 보유 기간 3년이 끝났다. 이 기간 동안에는 ISA 계좌를 통해 투자한 자산에서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200만 원까지 납세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투자 수익이 200만 원을 초과하더라도 9.9% 분리과세를 적용하기 때문에 일반 금융 상품의 이자 및 배당 소득세 15.4% 대비 세율이 낮다. 즉 3년간 절세 혜택을 받으면서 투자자가 직접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중계형 ISA 가입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 재태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며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 ISA에 대한 인기가 뜨거웠다. 투자 금액 기준으로 올 1월 투자중개형 ISA가 차지하는 비중은 57.27%로 절반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각 증권사에서는 투자중개형 ISA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일임형 ISA에 대한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실제 일임형 ISA 가입이 가능한 대형 증권사는 KB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단 3곳뿐이다.

특히 세제 지원 확대안이 야당 반대로 무산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컸다. 정부는 지난해 국내 증시 활성화의 일환으로 ISA 납입 및 비과세 한도 확대에 나섰다. 일반투자형 ISA 납입 한도를 현행 연 2000만 원(5년간 총 1억 원)에서 연 4000만 원(총 2억 원)으로 높이고 비과세 한도 역시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개정안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통과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회에서 ISA 납입 금액 및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법안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통과되지 못하고 계속 계류하자 실망에 대한 반증으로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경제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3년간 한 계좌에 돈을 묶어둘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도 ISA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단기 투자가 일상화된 국내 증시에서 ISA가 장기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제도일 뿐만 아니라 절세 혜택으로 투자자들의 재산 증식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 밸류업에 성공한 일본의 경우 지난해 ISA의 연간 납입 한도액을 3배 이상 높이고 비과세 기간도 무기한으로 확대한 새로운 제도를 선보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는 “ISA에 대해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한국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며 “전체 ISA에서 비중이 높은 투자중개형에 대한 의무 가입 기간이 종료되면서 투자자들이 계좌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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