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수요 부진에 견고하던 독점체제 붕괴로 성장통을 겪고 있는 LX세미콘(108320)이 조직 슬림화와 전장제품 등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지난해 하반기 기능별 부문제를 신설하고 독립적인 ‘담당’ 조직은 대폭 줄이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TV·정보기술(IT) 사업부와 모바일 사업부 등 사업부제를 폐지하는 대신 △전략마케팅 △개발 △생산품질 등 3개 부문 조직을 신설한 것이다. 전방 산업에 따라 나눈 조직을 기능으로 재구성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담당’ 조직은 기존 12개에서 5개로 대폭 줄였다. 담당은 통상 고참 부장급이나 임원이 맡는다. 이들 담당 조직 일부는 기능별 부문 산하로 편입됐다.
반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연구개발(R&D) 조직은 강화했다. 모바일 개발 담당은 단일 조직에서 복수조직으로 바꾸고 전장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량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맡는 정보기술(IT)·오토 개발 담당을 새로 설치했다.
LX세미콘의 이 같은 변화는 올 해로 취임 3년차를 맞는 이윤태 사장의 사업 다각화 전략과 맞물려 있다. LX세미콘 매출의 90%는 스마트폰이나 TV용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DDI에서 나온다. LX세미콘 부품이 LG디스플레이로 보내진 뒤 LG전자 TV나 애플 스마트폰으로 만들어지는 사슬이었는데 지난해 대만 노바텍이 LG디스플레이의 새로운 공급사로 추가돼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 대표는 LX세미콘의 신성장동력으로 전장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차량용 DDI와 더불어 신사업으로 방열기판과 마이크로콘트롤러유닛(MCU)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방열 기판은 반도체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외부로 방출시키는 기판으로 전기차에 꼭 필요한 부품이다. MCU는 차량 제어를 담당한다. 다만 2022년 경기도 시흥에 설립한 방열기판 공장은 아직 의미 있는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TV·모바일 DDI의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신규 사업의 성과가 LX세미콘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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