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00년 전 멸종한 코끼리의 유전적 사촌, ‘매머드’의 털을 가진 생쥐가 탄생했다. 유전자 변형을 통해 생쥐에게 매머드와 같은 털이 나타나도록 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매머드 복원을 시도하는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진은 이날 유전자 변형을 통해 추위에 잘 견디는 특성을 가진 털복숭이 쥐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매머드와 같이 멸종된 동물을 복원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 지난 2021년 설립됐다.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아시아 코끼리의 유전자 변형을 통해 매머드를 복원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연구진은 생쥐의 수정란이나 배아줄기세포를 유전적으로 변형해 배아에 주입했고 이후 대리모에게 이식했다. 몸집이 크고 재생산 기간이 오래 걸리는 코끼리를 대신 몸집이 작고 번식이 빠른 생쥐로 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연구진은 매머드와 비슷한 털을 가진 생쥐를 탄생시키기 위해 털의 색깔, 질감, 길이, 무늬, 모낭과 관련된 9개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통해 복슬복슬한 털뿐만 아니라 긴 털을 가진 쥐와 황금 갈색 털을 가진 쥐 등이 태어났다.
이번 연구 책임자이자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의 공동 창립자인 벤 램은 수개월 내에 털복숭이 쥐가 추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행동 테스트를 시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연구진이 고대 매머드의 유전자를 연구하고 이를 아시아 코끼리와 비교해 어떻게 다른지 이해했으며 아시아 코끼리의 세포에 대한 유전자 편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28년 말까지 마찬가지의 유전자 변형 방식으로 새끼 매머드를 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유전학·줄기세포 전문가 로빈 로벨-배지 박사는 이번 연구의 기술적 측면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유전자가 서로 다른 털 종류를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을 밝히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매머드를 복원하는 작업은 단순히 추위에 잘 견디도록 유전자 몇 개를 변형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자원을 합리적으로 사용하는지 여부가 우려되며 현재로서는 유전자 변형 생쥐가 추위에 강한지에 대한 결과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진화생물학자인 빅토리아 헤리지 영국 셰필드대 교수도 “매머드 같은 코끼리를 만드는 것은 훨씬 더 큰 도전이다. 관련된 유전자 수는 훨씬 많고 여전히 더 밝혀져야 한다”라며 “매머드의 복원이 곧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라고 지적했다.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의 더글러스 맥콜리 교수(생태학)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험실에서 괴물을 만드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복원의 기술적 어려움이나 실용성은 차치하고 복원 노력 자체가 멸종 위기 생물에 대한 보존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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