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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E&S, '원전 1기급' 전력 직접 판다

PPA 계약규모 1.1GW 돌파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재생E 탄력

2년만에 PPA 계약규모 20배 급증

삼전·현대차·LG이노텍 등 공급


SK이노베이션(096770) E&S(SKI E&S)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시장 진출 2년 만에 공급 용량이 1GW를 넘어섰다. SKI E&S는 산업용 전기요금 급등으로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도입 유인이 커진 만큼 PPA를 전사적인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I E&S는 지난해까지 1.1GW 규모의 재생에너지 PPA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1GW는 원자력 발전소 1기의 전력 용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PPA 누적 계약 규모가 1GW를 넘어선 것은 SKI E&S가 유일하다. PPA는 한국전력공사의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 발전·공급 사업자와 수요 기업이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계약이다. 전기공급 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는 한전의 배전망을 통해 구매 기업에게 전달되는데 2021년 전기사업법이 개정되며 재생에너지에 한해 PPA가 허용됐다.

SKI E&S는 국내 최초로 2022년 아모레퍼시픽과 5㎿ 규모의 재생에너지 PPA 체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8개의 기업들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와 LG이노텍, SK스페셜티 등 전통 제조기업뿐 아니라 전북은행, 광주은행 등 은행권과도 PPA를 맺고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현대차와 120㎿ 규모의 PPA를 맺었다. 이에 SKI E&S의 PPA 계약 규모는 2022년 58㎿에서 지난해 1.1GW(1105㎿)로 2년 만에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 E&S가 전남 신안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 사진 제공=SKI E&S




SKI E&S는 PPA 허용 직후 에너지 발전을 넘어 재생에너지 직접 공급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RE100(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행 요구가 커지며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하려는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새로운 전력 조달 방식을 시도할 의향이 있는 기업은 39.4%에 달했다. 산업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RE100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8%로 36개국 중 32위에 그쳐 시장 확대 여지도 큰 상황이다.

특히 산업용 전기 요금이 급등하며 재생에너지 PPA 확산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까지만 해도 산업용 평균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120원인 반면 PPA 평균 가격(각종 부가비용 포함)은 180~190원으로 50% 이상 차이를 보였다. 기업 입장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면 50% 이상의 추가 비용이 필요해 PPA를 꺼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2022년 이후 3년간 7차례에 걸쳐 산업용 전기요금이 60% 이상 오르자 산업용 전기요금과 PPA 가격 차이는 20원 수준까지 줄며 RE100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도입을 늘릴 유인이 커졌다. 한전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6%로 인상한 뒤인 지난해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은 평균 180원, PPA 가격 추정치는 200~210원이다.

SKI E&S는 발전 용량을 늘리고 추후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PPA도 새로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4.6GW 수준인 재생에너지 파이프라인을 매년 1GW씩 추가해 2030년 10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PPA는 단일가로 중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구조라 전기요금 상승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다”며 “RE100 대응을 위한 추가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낼 수 있어 재생에너지 PPA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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